나솔 '영식' 같은 너드남과 연애하기 A to Z
나솔 '영식이'들 사이에 숨은 보석 같은 너드남을 쟁취하는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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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속에 숨은 가짜를 찾아라!
현실의 너드남이라 하면 대부분, 아주 높은 확률로 <나는 솔로> 24기 영식이다. 좀 더 잘 쳐줘봐야 웹툰 <찌질의 역사> 주인공 ‘서민기’를 필두로 한 3명의 무리 정도.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너드남은 드라마 <스타트업>의 ‘남도산’(남주혁)이 아닌가? 우리 모두 ‘남도산’은 가짜라는 걸 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바로 그거다. ‘가짜 너드남’! 어떻게 해야 현실 너드남들 속에 숨은 가짜 너드남을 찾을 수 있을까? 사실 외형으로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 게다가 극 ‘I’인 사람들도 많아 친해지기 전까지는 진짜 성격을 알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먼저 보라고 말하고 싶다. 첫 번째는 자라온 배경이다. 우리가 찾는 가짜 너드남은 ‘환경이 만든 너드남’이다. 남중, 남고를 나와 공대에 진학해 군대 포함 12년을 여자라고는 엄마와 여자 형제뿐인 환경에서 자란 남자. 보통 이 정도 극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면 가진 매력이 있더라도 그걸 발산할 기회가 없어 너드남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공하면 못지않게 빛날 재목이라는 것. 두 번째는 주변 사람의 성비다. ‘여사친’만 없는 건지, 남자인 친구들도 없는 건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너드남이라면 애초에 친구가 별로 없다. 여자한텐 인기가 없는데 남자들한테는 인기가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를 본인이 찾지 말길 바란다. 하지만 고작 이 두 가지로 ‘남도산’을 찾을 수는 없다. 그래도 적어도 영식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 원석을 골랐으니 다듬으면 되는가? 아직 아니다. 살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연애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남을 살폈으면 이제 나를 살필 시간이다. 나는 과연 ‘너드남’과 잘 맞는 사람일까?
너드남은 고수다
여기서 ‘고수’는 베트남 향신료 고수다. 피자에 갈릭 소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피자는 맛있다. 하지만 고수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고수 없는 쌀국수를 왜 먹어!’와 ‘고수 넣으면 절대 안 먹어!’ 두 가지만 있을 뿐. 너드남과의 연애도 고수만큼이나 호불호가 갈린다. 그러니 연애를 시작하기 전 내가 너드남과의 연애에 적합한 사람인지 돌아보자. 첫 번째. 조별 과제에서 자발적으로 조장을 맡아본 적이 있다? 너드남과의 연애를 적극 추천한다. 너드남의 가장 큰 단점은 소극성에 있다. 그들은 연애, 여자에 대한 절대적인 정보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게 서툴다. 당신이 리더 타입이라면 고민 없이 너드남을 낚아채라. 두 번째. 질투의 화신이다? 이 경우도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당연히 추천이다. 그들의 청정한 휴대폰을 보면 나도 모르게 흐뭇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도 너드남과 제법 잘 맞는다. 너드남에게는 재고 따질 비교 대상이 현저히 적다. 나를 온전히 나로 받아들여주는 너드남과의 연애에서 의외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너드남의 꽃, 커스터마이징
너드남과의 연애가 좋은 가장 큰 이유.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연애 경험이 없거나 적고, 주변에 여사친도 없는 그는 지금 하얀 도화지 상태다. 그리고 나는 그 도화지를 원하는 모양으로 접고, 자르고, 꾸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 모든 것을 내가 리드해야 한다’는 말이고, 그 ‘모든 것’에는 당연히 섹스도 포함이다. 물론 이 방면으로는 그들도 욕구가 있기 때문에 상대 쪽에서 더 적극적일 수 있다. 하지만 감히 장담컨대 그들은 제대로 된 타이밍과 분위기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좋은 섹스는 많은 복합적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하는 종합예술의 결정체다. 시기적으로 너무 빨라도, 늦어서도 안 되고, 장소는 너무 화려해도, 소박해서도 안 되며, 무드는 너무 노골적이어서도, 지나치게 은은해서도 안 된다. 이걸 파악해서 적정한 때와 장소와 무드를 만들 수 있다? 그게 가능했다면 그들은 이미 너드남이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이 리드도 당신이 해야 한다. 방법은 헨젤의 빵 부스러기처럼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가는 것이다. 첫 번째는 당연히 시각적 자극. 15금 정도의 수위에서 당신이 원하는 섹스 분위기가 녹아 있는 콘텐츠를 함께 봐라. 섹스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이 없어도 괜찮다. 그의 머릿속에 ‘우리 다음엔 저걸 할 거야’라는 암시 정도만 줘도 충분하다. 두 번째는 맨살이 닿는 빈도수를 높이는 것이다. 여름엔 워터 파크, 겨울엔 프라이빗 찜질방에서 맨살을 맞대고 스킨십에 대한 장벽을 허물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여행을 가라. 이쯤 되면 그도 눈치챌 것이다. ‘아, 지금이구나!’ 분명 서툴 것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제법 고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혼자 연습했어도 콘돔 앞에서 버벅댈 것이며, 불 꺼진 방에서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해 허공만 가를 것이다. 모든 일은 너무 빨리 끝나버릴 수도, 너무 오래 지속돼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을 것이다. 처음의 서투름은 언제나 처음이라는 설렘과 함께하니까.
너드남은 속을 안 썩인다고?
여자 문제, 술 문제, 유흥 문제가 없는데 대체 싸울 일이 뭐가 있나 싶겠지만, 너드남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당신의 속을 썩일 것이다. 대학 시절, 나는 한 너드남을 만났다. 나는 그에게 “나는 기분이 안 좋을 때 단 걸 먹으면 괜찮아진다”라고 말했다. 어느 날 내가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고, 기분이 상한 상태로 그를 만났다. 식당에 앉아 메뉴를 시킨 뒤, 그는 내가 평소 같지 않다는 걸 알아챘다. 그러더니 돌연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가게의 모든 사람이 나를 쳐다봤다. 안 그래도 열받은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이 커졌다. 10분쯤 지났을까. 그가 다시 돌아왔고, 자리에 앉자마자 주머니에서 초콜릿과 젤리를 잔뜩 꺼냈다. 편의점에 다녀왔단다. 그에게 ‘기분이 안 좋을 때=단 거’라는 공식은 나를 식당에 혼자 내버려두는 한이 있더라도 지켜야 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에게 화를 냈지만, 그는 명령어를 잘못 입력한 AI처럼 “단 걸 사줬는데 왜 아직 화내?”만 반복할 뿐이었다. 또 다른 날, 네일 아트를 받고 기분이 좋아져 그에게 “예쁘지?”라고 물었다. 그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한 얘기가 무엇인 줄 아는가? “오, 이거 특정 UV 파장에서 응고되는 물질이야? 엄청 신기하다!”였다.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말을 안 해서 모르는 남자는 말을 해줘도 몰라.” 아마 너드남과 연애를 해보면 저 대사가 희대의 명문이라는 걸 당신도 머지않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도 너드남이 좋다!
너드남의 매력은 중장기 연애로 넘어갔을 때 빛을 발한다. ‘이런 것까지 말해줘야 한다고?’ 현타가 오는 순간도 종종 있겠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너드남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남자가 돼 있을 거다. 그리고 그렇게 잘 자란 너드남은 더 이상 너드남이 아니게 된다. 이건 내가 가장 사랑했던 너드남이 나를 놀라게 한 이야기다. 딱 서른 살이 된 나는 소개팅으로 한 남자를 만났다. 이상한 재킷을 입고, 긴장해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딱 너드남 그 자체였는데, 나는 그가 퍽 귀엽게 느껴졌다. 그는 너드남답게 몇 번을 만났음에도 고백 타이밍을 못 잡고 자꾸 땅만 보며 걸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그의 멱살을 잡았다. “오빠, 오늘 나한테 할 말 없어?” 그제야 그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말했다. “나랑 계속 만나자.” 그 와중에도 사귀자는 말은 도저히 부끄러워서 안 나왔단다. 그와 2년쯤 사귀었을 때, 내 친구 결혼식에 갈 일이 생겼다. 우리는 차려입은 김에 좋은 곳에서 커피를 마셨고, 그는 청풍호의 한적한 카페에 들어가려는 나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차 트렁크를 열었다. 트렁크에는 꽃과 반지 그리고 편지가 있었다. 그는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말했다. “나랑 결혼해줄래?” 처음 고백할 때 ‘사귀자’는 말도 못 했던 남자가 이렇게 깜짝 이벤트를 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내가 함께했다고? 그 순간의 짜릿함, 희열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너드남… 키워볼 가치가 충분하다! 나는 고민도 없이 외쳤다. “너무 좋아!” 제법 따뜻해진 3월의 밤공기를 맞으며 우리는 데이트를 했다. 안경을 쓰고, 체크 셔츠와 삼색 니트, 품이 안 맞는 코트를 입은 남학생 4명이 술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나는 속으로 기도했다. 체크 셔츠와 삼색 니트가 그들이 가진 매력을 너무 많이 가리지 않기를, 미팅에 나온 여자 중 너드남 취향이 한 명이라도 있기를, 내년 봄에는 체크 셔츠가 아닌 다른 옷을 입고 여자 친구와 함께 벚꽃놀이를 할 수 있기를 말이다.
— Writer 니주(작가)
Credit
- Editor 김미나
- Photo By Netflix(<폭싹 속았수다>) / Each Platform(<나는 솔로> / <쑥쑥>) / Imdb(그 외)
- Illustration By Doyo
- Art Designer 김진림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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