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씨 부인' 채서안 리즈 시절, 여기 있었네!
[폭싹 속았수다] 속 '학씨 부인', 배우 채서안이 레트로 퀸으로 다시 태어난 꿈 같은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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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롭트 셔츠, 플리츠스커트 모두 Push Button. 반지 Bell&Nouveau. 타이, 양말,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요즘에도 지하철을 많이 타고 다니는데,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을 살펴보면 다들 휴대폰으로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어요. 그럼 저 사람들이 보고 있는 영상이 내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연기로 행복을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오늘 서안 씨의 화보 콘셉트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학씨 부인’의 빛나는 리즈 시절로 잡았어요. ‘학씨 아저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코스모폴리탄>이 대신 주고 싶었거든요.
시안을 받고 콘셉트가 정말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은 됐지만요.(웃음)
시안보다 더 사랑스러운 모습이었어요.(웃음)<폭싹 속았수다>가 종영하고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흘러가는 것 같았어요. 주변에서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고, 저보다 더 많이 기뻐해주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행복하기도 했죠.
처음으로 배우의 꿈을 꿨던 13살 채서안이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게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돌아보면 어떤 시간이었고, 무엇이 채서안을 버티게 했나요?
부모님과 친구들의 응원 덕분에 버틸 수 있었어요. 근데 제가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잘 털어놓는 성격이 못 돼 응원만으로는 위로가 안 될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땐 유튜브에서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클립을 찾아보며 마음을 다잡곤 했어요. 타인이 살아온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봄으로써 저도 꿈을 꾸게 되는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을 때 많은 위로가 돼준 편은 서현진 선배님이 출연하신 회차예요. 정말 긴 무명 생활을 지나오셨고, 이야기 하나하나가 너무 공감되더라고요. 서현진 선배님 부모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대요. “안 되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니?” 그 얘기를 딱 듣는데 저한테 하는 말 같아서 펑펑 울었어요. 하지만 ‘선배님도 저런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에 지금의 서현진이 있는 거겠지’ 하고 마음을 다잡았죠.
<폭싹 속았수다>는 넷플릭스 대작이기도 하고, 주연으로 아이유와 박보검이 출연하는 흥행 보증 작품이기도 했잖아요.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스타덤에 오를 거라는 기대감도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많이 안 나와”였어요. 주변에서 어떤 작품 하냐는 질문을 워낙 많이 받으니까 저는 “어떤 어떤 작품 들어가고 나는 어떤 어떤 역할인데, 많이 안 나와”라고 끝에 꼭 그 말을 붙이죠.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하진 않았어요. <폭싹 속았수다> 촬영이 끝나고 공백기 동안 배우가 아닌 다른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기도 했고요.
이젠 너무나 유명한 일화가 됐어요. <폭싹 속았수다> 촬영 후 공장부터 CCTV 회사까지 10개가 넘는 알바를 병행했죠?
촬영이 끝나고 드라마가 오픈되기까지 1년 정도 공백이 있었거든요. 스케줄이 없는 시간 동안 가만히 있으려니 도태되고, 더 게을러지는 것 같아서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시간을 보내려고 했죠. 물론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어요.

프릴 베스트, 팬츠 모두 McQueen. 반지 Bell&Nouveau. 슈즈 Ee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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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걱정하진 않던가요?
제가 일하는 곳이 바뀔 때마다 작업복을 찍어서 친구들 단톡방에 올렸거든요. 친구들이 진심으로 궁금해했어요. 알바 일 언제까지 나가는 거냐고요. 그럼 저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인생 펼 때까지!”라고 답하곤 했죠.(웃음)
힘든 일상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위로가 되죠.
맞아요. 그 단톡방에 9명이 있는데 모두 중학교 때 친구들이에요. 지금 제일 의지가 많이 되고 평생 서로의 꿈을 응원할 친구들이에요.
이제는 웃으며 회상할 수 있는 알바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공장 쉬는 시간에 늘 태권도를 하시는 분이 있었어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그 모습이 참 자유로워 보여서 저도 매일 그분의 모습을 보며 해방감을 느꼈어요.(웃음)
서안 씨가 지나온 인고의 시간 끝에 <폭싹 속았수다>가 세상 밖으로 나왔고, 결과도 무척 좋았어요.
드라마가 잘될 거라는 건 너무나 예상하고 있었는데, 제 캐릭터까지 좋아해주시니까 그게 정말 신기하고 감사했죠.
인스타그램에 좋아하는 영화의 포스터나 스틸 컷을 꽤나 많이 아카이빙했더라고요. 어떤 영화가 서안 씨의 피드에 올라가게 되나요?
선배님들의 연기가 감탄스러울 때, 연출 기법이 헉 소리 날 때, 스토리 전개가 대박적일 때! 바로 올리는 것은 아니고 두고두고 생각나는 작품들만 신중하게 올리죠. 저의 팔로어 분들이 꼭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요.
글도 쓰고 마라톤도 한다고 들었어요. 연기를 어떻게 하면 오래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 인터뷰한 것도 그렇고, 오랜 시간 공들여야 하는 일들에 도전하고, 하나씩 이뤄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면이 단단하고 올곧은 사람 같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때부터 전략을 짜서 달성하려고 정진하는 편이에요. 변덕이 심하거나 싫증을 빨리 내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고요. 오히려 잘 안 풀리는 일이 있으면 오기가 생겨서 더 놓지 않으려고 해요.
승부사 기질이 있군요.
그런데 그 승부욕을 다른 사람에게서 느끼지는 않으려고 해요. 그건 정말 스스로를 갉아먹는 일 같아서요. 그래서 늘 저 자신과 싸워요.(웃음)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고요?
맞아요. 음악 듣고, 산책하고, 책 읽는 것 모두 좋아하는 일들이에요. 요즘에는 <바깥은 여름>이라는 소설을 읽고 있어요. 원래 책을 읽으면서 우는 사람은 아닌데 요즘에는 마음을 울리는 글귀를 만나면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런 대사가 있으면 연기하듯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자유 연기를 준비할 때 활용해야겠다 생각하고 어떤 배우가 이 역할에 잘 어울릴까 고민도 해요. 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무는 게 정말 직업병 같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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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쓰는 것도 좋아한다더니, 제작자의 마음이 엿보이기도 하네요. 요즘에도 시나리오 쓰나요?
네. 지난 2월쯤에 초단편을 하나 완성했어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줄 수 있어요?
5~6분 정도의 러닝타임이고, 제목은 <미완>이에요. 주인공 여자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시간이 되니 어떤 남자가 들어와요. 그러고는 여자의 그림을 가져가려고 하죠. 여자가 아직 다 못 그렸다고, 채색할 시간이라도 더 달라고 하지만 남자는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다”라며 그림을 가져가요. 하지만 남자가 본 그림은 완성에 가까워요. 그림도 다 그려져 있고, 색칠도 돼 있죠. 남자가 “색칠 다 하셨구만” 하면서 다시 그림을 돌려주는데, 그림을 받은 여자가 무언가 깨달아요. 제목 <미완>에서 ‘미’를 ‘아닐 미(未)’ 대신 ‘아름다울 미(美)’를 썼어요. 스스로 미완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도 누군가에겐 아름다워 보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죠.
맞아요. 미완성이라고 생각해서 한도 끝도 없이 손에만 쥐고 있으면 결국 빛을 못 보는 거잖아요. 누군가는 그 작품을 보고 좋은 영감을 받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언젠가 이 작품을 연출할 생각도 있나요?
연출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만약 하더라도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해요. 시나리오 작업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취미 활동 정도죠. 연기가 가장 좋아서 지금은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요즘에도 지하철을 많이 타고 다니는데,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을 살펴보면 다들 휴대폰으로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어요. 그럼 저 사람들이 보고 있는 영상이 내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연기로 행복을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알바를 한 것도 그렇고, 지하철을 이용하며 일반인의 일상을 피부로 느끼는 게 배우로선 쉽지 않은 일인데, 언젠간 서안 씨의 배우 인생에 큰 자산이 될 것 같아요.
맞아요. 그런 상황이 생길 때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해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아직까진 지하철에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 방법을 더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폭싹 속았수다> 이후 앞으로 서안 씨가 보여줄 연기도 궁금해져요. 대본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뭐예요?
어떤 장르인지, 어떤 캐릭터가 등장하는지, 인물들 간의 관계성은 어떤지, 무엇보다 재미있는지 등 총체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영상으로 만들어졌을 때 어떤 느낌일지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하고요.
언젠가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요?
<화이트 칙스> 같은 유쾌한 코미디 장르를 정말 좋아해요. 한국 작품 중에는 강하늘·정소민 선배님 주연의 <30일>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정말 재밌게 봤어요. ‘나라면 어떻게 연기했을까?’ 하는 생각으로 몇 번은 돌려봤죠.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뭐예요?
욕심을 내야 하는 단계인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 자꾸 주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역할을 만나 극을 이끌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지금 채서안의 계절은?
봄이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서 다시 자랄 준비를 하는 새싹 같아요. 남은 계절을 잘 보내고 다시 겨울이 오겠지만, 그땐 또 그때의 계절을 보내면 되니까. 지금은 막 싹을 틔웠으니 잘 길러볼게요!
Credit
- Feature Editor 김미나
- Photographer 장한빛
- Hair 채은 By La Base
- Makeup 민재 By La Base
- Stylist 이필성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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