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하가 지지하는 여성, 2년만의 신보를 내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SupportHER 김민하가 지지하는 여성. 앞으로도 영원히, 피아노와 사랑에 빠질 손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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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드레스 Daily Mirror. 귀고리, 반지 모두 Bvlgari.
#SupportHER 캠페인 화보의 첫 질문은 배우 김민하 씨가 보내온 질문으로 시작해볼게요. “언제나 바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온전한 쉼이 필요할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요.”
사실 쉴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은데, 온전히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그 시간이 짧더라도 바로 회복돼요. 그래서 시간이 나면 최대한 혼자 있으려고 합니다.(웃음)
오늘만 해도 리허설 도중에 잠깐 나왔었고,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는 시간마저 글을 쓰고 있더군요.
맞아요.(웃음) 고잉홈프로젝트의 프로그램 북에 들어갈 내용을 쓰고 있었죠. 아무래도 제가 기획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보니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드리고 싶었어요. 너무 어렵지 않게 직관적으로요.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해설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가 직접 쓰겠다고 했어요. 연주자이자 스태프다 보니 정말 할 일도 많고 바쁘지만, 동시에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도파민이 터지는 작업이죠.
최근에는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됐죠. 본인이 참가한 콩쿠르에서 다음 세대의 피아니스트를 발굴하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에요.
사실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제가 떨어졌던 대회예요. 그래선지 심사위원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이 좀 좋았어요. 감회도 남달랐고요. 그래서 바로 수락했죠. 내가 이곳에 심사위원으로 나가서 참가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도 있고, 연주자로 성장하는 데 콩쿠르의 성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생각해둔 심사 기준이 있나요?
사실 그 나이대의 음악 학도들에게는 당장의 실력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죠. 더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는 여지가 보이는 친구들을 눈여겨볼 생각이에요. 심사보다는 음악회를 본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려고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웃음)
재킷, 롱 스커트 모두 Jisun. 타이 블라우스 모두 YCH. 귀고리, 반지 모두 Damiani.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TV 예술무대> MC로 활동했었고, 개인 유튜브 운영은 물론 예능 방송 출연에도 적극적인 아티스트예요.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클래식 음악이 엘리트주의적인 문화가 아니었으면 해요. 실제로 그렇게 출발한 음악이 아니기도 하고요. 문화라는 건 기본적으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특질이 있잖아요. 그래서 클래식 음악도 여러 선택지 중 하나였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어려워하지만 않았으면 하죠. 만약 제가 그런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뭐든 하고 싶어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싶은 거군요.
맞아요. 물론 장르의 특성상 모든 사람이 허물없이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클래식을 좀 더 친근하게 소개하는, 그런 친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죠.
좋은 기획자기도 하니까 언젠가는 손열음의 이름을 딴 재단이나 음악제가 탄생할 수도 있겠네요.
오히려 어렸을 때는 그런 꿈을 많이 꿨어요. 재단도 만들고 싶고, 음악제도 제 이름으로 해보고 싶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소박한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만드는 게 훨씬 재밌더라고요. 물론 고잉홈프로젝트는 그리 소박하지는 않지만요.(웃음)
원주에 미니 공연장도 갖고 있잖아요. 원래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걸 좋아하나요?
네, 사실 대공연장 공연보다 훨씬 좋아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들어요. 클래식 공연 특성상 마이크를 사용하기보다는 순수 음질로 전달하는데요, 그 음파나 진동은 공간이 좁을수록 전달이 잘되니까요. 그리고 무대와 객석이 가까우면 훨씬 애틋해요. 그 느낌이 좋아요. 그래서 저는 옛날부터 조그만 공간을 좋아했어요.
타이 저지 톱 Self-Portrait. 롱스커트 Kelly Shin. 반지 모두 Damiani. 펌프스 Miu Miu.
최근에는 손열음의 애플 뮤직 플레이리스트가 화제였어요. 직접 코멘트도 남겼던데요? “고르고 보니 대부분 여성 피아니스트네요. 같은 여성으로서 그분들의 앞선 행보가 힘이 됐어요”라고.
한국에서는 피아노 선생님들도 다 여자분이고 해서 체감을 못 했지만, 실제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들은 대부분 남자예요. 다른 악기보다도 피아노가 유독 더 그렇죠. 그래서 여성 피아니스트의 존재는 늘 저에게 귀했고, 롤모델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플레이리스트에도 있긴 하지만 알리시아 데 라로차 같은 피아니스트는 한국에 내한하셨을 때 직접 가서 봤었어요. 아주 어릴 때였지만 ‘여자도 저런 소리를 낼 수 있구나, 저런 곡들을 칠 수 있구나’ 감탄도 하고, 열심히 따라 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때 감탄했던 이유는 소리가 힘이 있어서였나요?
네, 맞아요. 당시에 여성 피아니스트들은 주로 부드럽고 섬세한 소리를 추구하는 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20세기로 넘어오며 마르타 아르헤리치 같은 분들이 전혀 다른 색깔을 추구하면서 저도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여성이라고 해서 할 수 없는 스타일은 없구나, 여성도 남성과 다를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죠. 그때부터 저에게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던 것 같아요.
맞아요. 음악엔 국경도, 성별도, 어떠한 한계도 존재하지 않죠. 2026-2027 시즌에는 베토벤 음악에 집중할 거라고 했죠.
원래 베토벤을 좋아하기도 했고, 2027년은 베토벤 서거 200주년이 되는 해예요. 그래서 조명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죠. 베토벤은 우리 모두에게 워낙 위인인 인물이라서 개인적인 친근감을 형성할 기회가 많이 없었고, 오히려 너무 멀게만 느껴졌어요. 그런데 지난 1년 반 동안 베토벤 시리즈를 진행하며 요즘 가장 남다르게 생각되는 작곡가로, 그의 음악이 정말 제 얘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각별하게 다가왔죠.
타이 저지 톱 Self-Portrait. 롱스커트 Kelly Shin. 반지 모두 Damiani.
요즘 가장 욕심나는 레퍼토리는 뭔가요?
몇 개 있어요. 지금껏 제가 의도적으로 안 했던 곡들이 슈베르트의 곡인데, 너무 좋아하다 보니 성스러운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건드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슈베르트 음악 특성상 좀 더 나이가 들어서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래서 앞으로 조금 욕심내보고 싶은 영역이에요.
9월이면 새 앨범이 발매되죠?
근 2년 만에 앨범이 나오는데요, 9월에 한국에서 먼저 발매하고, 내년 3월이면 전 세계에 정식 발매됩니다. 이번 앨범은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예요. 피아니스트로만 알려졌던 사람들이 쓴 작품을 모아서 공연도 하고 음반도 만들 예정이죠. 어릴 때부터 레코드판을 너무나 좋아한 마니아로서, 존경해온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들을 조명할 수 있어 기뻐요. 그들의 작품을 한데 모으는 작업도 정말 흥미로웠고요. 발터 기제킹, 슈라 체르카스키, 반다 란도프스카, 알리시아 데 라로차 등 20세기에 활동했던 굉장히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인데 ‘알고 보니 이런 작품을 쓴 작곡가기도 했었다!’라는 걸 알릴 수 있는 음반인 셈이죠.
손열음만 할 수 있는 재미난 기획이네요.
오는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음반이 발매되는 과정에 국내외 독주회 투어도 잡혀 있어 굉장히 긴 호흡의 프로젝트예요. 그래서 정말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웃음)
재킷, 롱 스커트 모두 Jisun. 타이 블라우스 모두 YCH. 귀고리, 반지 모두 Damiani.
손열음은 언제까지 연주하고 싶나요?
앞서 언급한 여성 피아니스트인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85세예요. 곧 아흔인데 아직도 너무나 잘 치시는 거예요. 오히려 젊을 때보다 더요. 그래서 저도 희망이 생겼어요. ‘저 나이 때까지도, 어쩌면 더 오래 피아노를 칠 수 있겠구나’ 하고요. 오래도록 연주하다 은퇴 없이 생을 마감하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손열음이 지지하는 여성은 누구인가요? 또 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질문이 있다면요?
코미디언 송은이 님이에요. 없던 길을 내는 모습도, 그 길을 동료들과 함께 걷는 모습도 멋지지만, 모든 순간 신나 보이는 송은이 님은 존재 만으로 빛이 납니다. 만약 지금 송은이 님이 가진 소중한 것들 중에 내일 당장 사라져도 하나도 아쉽지 않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Credit
- 피처 에디터 김미나
- 포토그래퍼 이예지
- 헤어 김라희
- 메이크업 정지은
- 스타일리스트 김나현
- 어시스턴트 정주원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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