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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후기 결말 해석, 에디터가 본 업계 리얼리티(강스포있음)

업계인인 에디터가 본 '악프 2' 관전 포인트와 개인적 후기, 결말까지 총정리했습니다. 강스포있으니 클릭 주의하시길.

프로필 by 송예인 2026.04.29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매거진 업계 디테일
  • 새로움 부족한 전개, 그러나 여전히 강력한 패션
  • <악프 2> 결말과 이스터 에그 강력 스포

드디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개봉했습니다. 1편이 나온 지 무려 20년 만에 나온 속편이자 앤디 역의 앤 해서웨이, 미란다 역의 메릴 스트립, 나이젤 역의 스탠리 투치, 에밀리 역의 에밀리 블런트까지 오리지널 캐스트들이 총출동했죠. 작가와 감독도 모두 전작과 같은 인물들로 뭉쳤습니다. 20년 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떠들썩했던 프리미어 투어 만큼이나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까요?

글쎄요. 20년 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처음 세상에 나왔던 그때 만큼은 아닐지도요. 속편 느낌이 매우 강하거든요. 하지만 같은 매거진 업계에 종사하는 에디터 시점에서 전작 만큼이나 신선한 느낌을 주었던 포인트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평행 세계관’급 현실 모먼트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디는 매거진 업계를 떠나 진짜 ‘저널리즘’을 하는 기자로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영광은 잠시, 결국 앤디가 몸담았던 언론사는 문을 닫게 되고 앤디는 ‘저널리즘은 죽었다!’라며 울부짖죠. 그 후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사보다 저널리즘과 더 거리가 있는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 피처 에디터로 복귀하게 됩니다. 여기에서도 그의 고군분투는 이어지는데요, 본인이 그렇게 갈망하던 ‘진짜 저널리즘’을 ‘런웨이’ 매거진에서 실현하려 하죠. 그렇게 받은 피드백은 너무 당연하게도, ‘사람들이 진짜로 읽을 만한 (후킹한) 기사를 써라’였습니다. ‘요즘 잡지를 누가 사서 봐?’라는 대사도 등장하고요, 광고주(럭셔리 브랜드)를 위한 광고 지면 페이지 수와 유가 기사 커버리지 딜, 그리고 좁디 좁은 업계를 보여주듯 그 딜을 진행하는 브랜드의 임원은 수년 전 미란다의 비서였던 에밀리인 것까지. 과거 반짝이던 미디어가 20여 년이 흐른 지금, 올드 미디어로 전락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현재 잡지사를 다니고 있는 에디터라면 모두 공감할 만큼 소름 돋게 현실적이죠. 이런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거든요.


물론 이러한 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미란다의 비서가 ‘저런 옷은 어떻게 세탁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장식적인 패션 아이템을 수도 없이 갈아입고 나오는 장면이나 럭셔리한 사무실과 쇼룸, 사내 식당 등 실제 에디터의 근무 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장면도 다수 있죠. (실제 뉴욕 매거진 본사와는 비슷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조금 다릅니다) 화려하기만 한 패션위크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은 시장 북새통, 전쟁터… 뭐 이런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곳이에요. 해외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앤디와 같은 피처 에디터가 편집장, 부편집장과 함께 나란히 패션위크에 참석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주로 패션 에디터나 디렉터가 참석하죠. 미란다와 같은 편집장이 해외 출장을 갈 때 이코노미를 타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함께 시사회를 감상했던 에디터들 모두가 경악했던 부분!


앤디는 기획 에디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앤디의 타이틀은 ‘피처 에디터’입니다. 하지만 트레일러에서 부터 ‘기획 에디터’라고 표기되기에 ‘혹시 우리가 모르는 미국 매거진만의 또 다른 직함이 있나?’ 혹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함을 한국말로 번역한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죠. 하지만 책더미와 원고에 파묻혀 야근을 전전하는 앤디는 어디로 보나 셀럽 인터뷰와 푸드, 여행, 테크 등 라이프 스타일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피처 에디터가 맞았습니다. ‘피처 에디터’라는 말이 일반 관람객들에게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이해가 단박에 안 갈 수 있기에 임의로 번역한 걸 지도요.


속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잡지, 패션 업계의 실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나 이미 눈에 익은 오리지널 캐스트들, ‘런웨이’의 사무실 풍경 등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2편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세월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늙지 않은 배우들의 모습까지요. 소셜 미디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1편 나온 지 1년 만에 나온 속편이라 해도 믿겠다’라고도 말할 정도입니다. 아이코닉한 오리지널 캐스트들이 다시 한 프레임에 모여 있는 걸 보는 것도 좋지만,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중에 눈에 띄는 ‘씬 스틸러’가 부재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어요. 루시 리우와 레이디 가가 등 많은 배우가 등장하지만 주·조연급은 아니기에 카메오 정도에서 그쳤고요. 극의 전개도 꽤 비슷한 편. 무언가 새로운 극의 전개를 바란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네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하지만 패션은 멋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전작에서 그대로 이어온 패션 모먼트들은 여전히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집니다. 앤 해서웨이가 영화에서 입은 룩만 무려 47가지(체감상 70가지 정도)라고 하니,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보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려하다 못해 눈이 아픈 패션위크와 각종 행사 자리에서 입었던 드레스들 보다 앤디의 오피스 룩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그리고 가장 마지막엔.. 전작에서 ‘세룰리안 블루’라는 컬러를 널리 알린 앤디의 그 룩이 다시 오마주 형태로 등장합니다. 이번에는 훨씬 세련되게요! 전작 팬들에게 주는 작은 이스터 에그라 할 수 있겠네요. 기대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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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과 가장 다른 부분은 '결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Photo courtesy of 20th Century Studios.

전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디는 결국 매거진업계를 뒤로하고 본인의 꿈을 찾아 나섭니다. 그들을 이해하지만, 그 세계는 본인의 것이 아니라 판단한 거죠. 2편의 결말은 좀 다릅니다. 앤디는 ‘런웨이’의 에디터로 남고요, 미란다는 현실과 타협하는 결말을 안겨줍니다. 여기서 패션 매거진 속 에디터란 직업에 대한 현실과 극 모두를 관통하는 미란다의 대사가 나와요.

그렇지만 우리는 이 일을 너무 사랑하지. 그렇지 않니?

매거진 에디터란 직업은 화려하기 그지없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도무지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 업무 환경이 존재합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 일을 계속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 일을 너무 사랑해서 그렇다’라고 설명할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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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송예인
  • 사진 20th Century Stu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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