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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윤이 말한 13년의 변화, “깊어지고 싶다”는 말이 유독 와닿는 이유

지금 가장 다채로운 변신을 보여주는 배우 김혜윤. 지금보다 더 깊어지고 싶다 말하는 김혜윤의 꿈에 대하여.

프로필 by 정혜미 2026.03.23
블라우스 Chloé.

블라우스 Chloé.

드레스 Self-portrait. 반지 에디터 소장품.

드레스 Self-portrait. 반지 에디터 소장품.



촬영 내내 생글생글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어요.

저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오늘 처음 시도해보는 이미지가 많아서, 내내 즐겁게 촬영했어요. 너무 잘 나올 것 같아 기대돼요.(웃음)


지난주에 연 팬미팅 반응이 지금까지 뜨거워요. 아일릿 ‘NOT CUTE ANYMORE’부터 ‘소다 팝 챌린지’ 등 소싯적 장기자랑에서 뽐냈던 끼도 마음껏 발산한 것 같았는데 어땠어요?(웃음)

맞아요! 제가 하고 싶었던 걸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였달까요?(웃음) 제 에너지를 나눠드리고 싶어 노래와 춤, 여러 코너까지 많은 걸 준비했어요. 무대에 올라가니까 팬분들의 사랑스러운 눈빛이 너무 뚜렷하게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되레 제가 더 많은 힘을 얻었어요. 그리고 왜인지 저번 팬미팅 때보다 긴장도 덜하고 신나게 즐겼던 것 같아요.


팬분들과 보내는 시간이 한결 편해졌나 봐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팬분들과 유대감도 더 깊어진 것 같고!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마냥 신났었어요. 팬미팅 당시에도 내가 지금 너무 신나서 방방거린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역시 팬분들을 만나는 건 너무 좋다는 걸 느꼈죠.


행복 지수 100%의 시간이었군요. 드라마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방영은 끝났지만, 혜윤 씨의 시간은 쉴 틈이 없어 보여요. 곧 영화 <살목지>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죠?

맞아요. <살목지>는 정체불명의 형체가 포착된 로드 뷰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 ‘살목지’로 향한 인물들에게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예요. 제가 맡은 ‘수인’은 촬영 팀을 이끄는 팀장이에요. 작품의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감정 변화를 표출하는 인물이 아니라, 눈빛과 표정으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게 필요했어요.



드레스 Akris. 팔찌 Pomellato.

드레스 Akris. 팔찌 Pomellato.

시어링 코트 Ermanno Scervino. 슈즈 Amiri.

시어링 코트 Ermanno Scervino. 슈즈 Amiri.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의 ‘은호’와는 정반대 지점에 놓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은호’는 겉으로 표현도 크게 하고, 보여지는 이미지도 엄청 화려한데, ‘수인’이라는 캐릭터는 언제나 절제하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옷도 무채색만 입죠. 표정도 늘 무표정에 가깝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어, 내가 지금 연기를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결국 ‘수인’을 연기하는 데 있어 눈빛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수인’의 책임감과 이성적인 면을 눈으로 많이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살목지>는 근래 극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공포 영화 장르잖아요. 전 이 영화의 등장이 반갑게 느껴지기도 해요.

에디터님의 말을 들으니 고등학생 때 친구들이랑 극장에 가서 소리 질러가며 공포 영화를 봤던 때가 생각나요. 왜 옆에서 친구가 소리를 지르면 덩달아 놀라기도 하잖아요.(웃음) 한 공간에서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이 경험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살목지>를 통해 상기시켜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건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니까요.


<살목지> 다음도, 그다음도 김혜윤 배우의 차기작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요. 염정아·차주영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범죄 오락 영화 <랜드>, 드라마 <굿파트너2>,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 스핀오프까지 분야도 장르도 다양하죠. 김혜윤의 행보에 가열차게 불을 붙이는 연유가 궁금한데요.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땐 그저 역할에 대한 갈망이 컸어요. ‘이 역할을 하고 싶다’, ‘다음엔 좀 더 비중 있는 역할, 주인공을 하고 싶다’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목표가 있었죠. 그때의 원동력이 뭐였을까를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만난 작품들은 그 나이의 저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저는 작품이 하나의 일기장이라고 생각해요. 이 시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연기와 제 에너지, 매력이 고스란히 작품에 담긴다고 할까요? 순간순간의 제 모습을 작품 여러 곳에 일기장처럼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 커요.


지나온 그때엔 김혜윤의 어떤 얼굴이 담겼다고 생각해요?

우선은 제 연기가 너무너무 아쉬운데요!(웃음) 정말 열정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그때의 저를 보면 ‘아직 아무것도 몰라요~’가 느껴지거든요. 그러니까 현장도 잘 모르고, 경험도 적다 보니까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모습이 담겨 있죠.


부족해서 아쉬울 순 있지만, 잘 몰라야 나오는 모습이 분명 있잖아요.

맞아요, 맞아요! 서툴렀을 때 나오는 감정이 있는데 그 순수한 열정은 그때의 저만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었죠. 하하.


1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모습의 김혜윤이 작품에 담기고 있을까요?

지금은… 전 항상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이렇게 말하니 조금 부끄럽지만, 점점 깊어가는 중인 것 같아요. 아마 이 시기가 지나면 저라는 사람이 확 깊어져 있을 것 같은 느낌? 지금은 그 시간으로 향해 가면서 조금씩 성숙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요.



반지 에디터 소장품.

반지 에디터 소장품.

드레스 Ermanno Scervino.

드레스 Ermanno Scervino.



지금껏 쌓아온 밀도 있는 필모그래피와 곳곳에 남겨둔 말들을 통해 혜윤 씨의 지구력을 느끼곤 해요. 어떻게 한 순간도 흐트러짐 없이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나요?

‘난 배우가 될 거야. 꼭 이 일을 할 거야’ 이 생각뿐이었거든요. 저에게 주는 이 확신을 가지고 그냥 쭉 밀고 나갔던 거죠. 마치 경주마가 달리듯이요.(웃음)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았어요.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때의 나에겐 이 길 말고는 생각한 다른 방향이 전혀 없었다는 걸요.


그때의 초심은 김혜윤이 지나온 작품들과 결이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맹렬하게, 무수한 인물의 옷을 입었죠.

대학교 다닐 때 한 수업에서 본인을 소개하는 글을 과제로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저를 뭐라고 표현했냐면, ‘국가대표’라고 썼어요. 제가 대단하거나, 타인과 경쟁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기록을 경신하는 선수분들이 있잖아요. 그 모습에 절 비유했죠. 지금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제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찾고 싶고, 또 깨부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거기에서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게 있잖아요. 그 열망은 지금도 여전히 품고 있어요.


김혜윤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자신의 삶에서 어느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언제나 움직이며 고군분투하죠. 그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참 좋아요. 배우로서든, 개인적으로든 김혜윤에게 영향을 준 작품이 있나요?

모든 작품이 그래요. 작품을 보고 나서 항상 느끼는 게 ‘얼른 연기 연습해야겠다!’예요. 늘 제게 어느 쪽으로든 자극을 줘요.


자신에겐 엄격한 편이죠? 지금도 연기를 향한 열정이 불쑥불쑥 느껴져요.(웃음)

하하. 네, 맞아요!



드레스 Akris.

드레스 Akris.

블라우스, 스커트, 슈즈 모두 Chloé.

블라우스, 스커트, 슈즈 모두 Chloé.

재킷 Recto.

재킷 Recto.



한없이 엄격한 혜윤이 혜윤에게 칭찬 하나 해준다면요?

제가 근데 그게 있어요! 스스로 연기에 대한 자신감은 낮은 편인 것 같은데, 김혜윤이라는 사람은 제가 지극히 아끼거든요. 일에 있어서는 제가 하는 모든 게 만족스럽지 않지만, 사람 김혜윤에겐 마음을 퍼줘요. 혼자 있을 땐 칭찬도 되게 많이 해주고요.(웃음) 그래서 항상 촬영이 끝나거나, 지치는 순간이 찾아오면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찾고, 그걸 제게 해주려고 노력해요. 배우라는 직업이 아무래도 다른 인물로 살아가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그만큼 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럴수록 전 제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해요.


혜윤을 위해 어떤 것들을 해줘요?

어느 날은 청소하는 게 너무 행복한 거예요. 머리가 복잡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청소로 풀려고 해요. 몸을 움직여야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죠. 사실 청소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어요. 앞으로 제가 뭘 좋아하는지 더 찾아가고 싶어요.


그렇다면 배우 김혜윤에겐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과거에도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왜냐하면 배우 김혜윤은 연기라는 하나의 일을 묵묵히 해온 사람이고, 그만큼 끈기 있고 노력하는 사람이니까요. 앞으로도 그렇게 한다면 멋진 배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앗, 혹시 배우 김혜윤에게 해주는 최초의 칭찬 아니에요?

어? 그러게요! 배우 김혜윤에게는 칭찬을 해본 적이 없는데.(웃음) “앞으로 연기도, 삶을 대하는 태도도 깊어지고 짙어지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 이렇게 말해줄래요.

Credit

  • 피처 에디터 천일홍
  • 디지털 에디터 정혜미
  • 사진 김신애
  • 헤어 박은지
  • 메이크업 왕빛나
  • 스타일리스트 조운진
  • 어시스턴트 임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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