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가 돌아왔다! 미리 알면 좋은 꿀팁
아트 바젤, 테파프와 더불어 세계 3대 아트 페어로 손꼽히는 프리즈가 돌아왔다. 페어부터 장외 전시까지 놓쳐서는 안 될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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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머핀에서는 올해 뉴욕에서 개인전을 연 김윤신 작가가 칼로 페인트를 바르고 긁어내는 방식으로 완성한 페인팅 작품 ‘Song of My soul’(메인 이미지)을 출품한다. | Kim Yun Shin, Song of My Soul 2016-2, 2016 Oil and acrylic on canvas, 47 1/4x118 1/8x1 inches (overall) Ⓒ Lehmann Maupin
1 아트를 잘 몰라도, 프리즈 200% 즐기는 법
갤러리, 예술가, 딜러 및 수집가가 함께 모여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거래하는 마켓 플레이스인 아트 페어는 미술 시장의 주체들이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펼치는 장인 동시에 예술가가 더 많은 대중에게 그들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 ‘한시적 미술 백화점’은 단순히 아트 컬렉터만을 위한 장이 아니라 동시대 예술계의 흐름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는 점에서 매혹적이다. 어마어마한 가격대의 마스터피스와 세계의 갤러리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 현대미술 작품을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으며, 때론 아름답고 때론 전위적이며 때론 충격적인, 광범위하고도 깊은 예술 세계를 직접 보면서 짜릿한 예술적 모멘트를 느낄 수 있는 것. 올해 프리즈 서울은 전 세계 30여 개국, 12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해 글로벌 아트 시장에서 아시아의 허브로서 강화된 입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 광범위한 규모의 페어를 어떻게 하면 잘 즐길 수 있을까? 프리즈 아시아 VIP&사업개발 총괄 권민주 이사의 팁은 이렇다. “의욕이 앞서 모든 부스를 다 보겠다는 생각은 무리예요. 그보다는 가장 처음 전시장 맵을 보고 구조를 파악한 후, 관심 있는 갤러리를 표시해 동선을 짜보세요. 또 마스터즈, 포커스 아시아 등 공들여 기획한 특별 섹션과 설치도 찾아서 찬찬히 둘러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로망 드 라 로즈> 필사본 Ⓒ Les Enluminures
2 시간을 초월하는 여정, 프리즈 마스터즈 섹션
프리즈 서울의 메인 섹션에서는 세계 3대 갤러리로 불리는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워너, 하우저&워스를 비롯해 에스더쉬퍼, 리만 머핀, 페이스, 페로탕 등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가장 흥미롭고 혁신적인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반면, 프리즈 마스터즈는 미술사 여행을 제공하는 특별 섹션이다. 고대 유물부터 20세기 후반 작품까지 수천 년에 걸친 예술적 여정을 탐험하는데, 특히 올해는 학고재, 갤러리 신라, 가나 아트, 영국 마졸레니 등 기존의 참가 갤러리뿐 아니라 일본의 고타로 누카가, 중국의 스퍼스 갤러리 등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갤러리가 새롭게 합류한다. 그중 매해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부스로 유명한 프랑스의 레정뤼미뉘르에서는 중세 시대에 가장 널리 읽히고 유럽 문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프랑스 중세 문학의 상징적 필사본인 <로망 드 라 로즈(Le Roman de la Rose)>(1350년경 프랑스 작품으로 추정)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아름다운 주얼리를 전시하니 절대 놓치지 말 것!

IM Youngzoo, Calming Signal, 2023/2025, Three-channel video installation. Concept image.
3 프리즈 서울 아티스트 어워드, 올해의 수상 작가는?
2023년 우한나, 2024년 최고은에 이어 올해의 프리즈 서울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자로 부산 출신의 1982년생 임영주 작가가 선정됐다. 과학적 사고와 영적 신념의 교차점을 탐구하며 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가상현실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작업으로 유명한 그가 프리즈 서울 현장에 어떠한 작품을 선보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인적 서사, 집단적 기억 그리고 영적 신념과 과학적 합리성 사이의 갈등이 교차하는 3채널 영상 설치 작품 ‘Calming Signal’이 공개될 예정.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진정 신호’에서 유래한 이 작품은 동물의 행동과 인간의 전통 의례를 연결 짓는다. 개가 공격성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본능적인 행동을 은유로 삼아, 현대사회가 무의식적으로 발산하는 불안과 감정의 반응을 하나의 시각적 언어로 풀어낼 예정.

Christine Tien Wang, Garbage, 2023 Acrylic on canvas, 122x122cm Ⓒ PTT Space
4 떠오르는 아시아 미술의 맥박, 포커스 아시아
포커스 아시아 섹션은 아시아 전역의 역동적인 젊은 갤러리와 신진 작가들을 조명한다. 2012년 이후 설립된 갤러리들의 중요한 발판이자 신진 작가들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신선하고 새로운 작품을 탐구하기 좋을 것이다. 갤러리마다 신진 작가룰 한 명씩 소개하기 때문에 더욱 집중적이고 깊이 있는 관람을 할 수 있다. 올해 주요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백아트의 추미림, 드로잉룸의 임선구, 상히읗의 정유진, 갤러리 플래닛의 양승원 그리고 도쿄 콘 갤러리의 다이키 요코테, 대만 PTT 스페이스의 크리스틴 티엔 왕, 상하이 린씨드의 리앙 푸 등이다. 이 중 크리스틴 티엔 왕은 1985년 미국 출신으로 미술 시장과 후기 자본주의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과 찬양이 담긴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루이즈 부르주아, <엄마>, 1999, 청동, 스테인리스 스틸, 대리석, 927.1x891.5x1023.6cm. 호암미술관 희원 설치 전경, 2021.
5 전설의 작가 루이즈 부르주아
프리즈 서울이 국제적인 아트 페어로서 키아프와 나란히 열리기 시작하면서 9월의 서울은 세계의 미술 애호가들이 반드시 찾아야 할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이 시기에 주요 미술관들도 특별전을 동시에 개최하는데, 올해 가장 주목할 전시는 호암미술관에서 열리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을 꼽겠다. 1911년에 태어나 2010년 작고한 전설적인 여성 작가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 110여 점을 망라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구성하는 심리적이고 상징적인 구조를 조명할 예정이라고. 루이즈 부르주아라는 이름은 잘 몰라도 리움미술관 야외에 설치됐던 대형 거미 조각 <엄마(Maman)>를 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는 유년기의 기억과 트라우마를 인간 내면의 감정과 욕망을 조각, 회화, 드로잉,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해왔다. 전시 제목은 작가의 자필 노트에서 발췌한 문구로, 유기적 형태와 기하학적 구조, 남성과 여성, 추상과 구상 등 그의 작업 전반에 흐르는 상반된 개념들 사이의 긴장과 균형을 암시한다. 전시는 1940년대의 초기 회화부터 대형 <밀실(Cells)> 연작과 후기 섬유 작업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구성 속에 풀어낸다. 한편 리움미술관에서는 우리나라의 동시대 여성 작가 이불의 대규모 서베이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불은 1980년대 후반 한국의 격동적인 사회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는 실험적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린 이래 조각, 평면, 설치를 아우르며 예술, 사회, 역사와의 복합적 관계를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안 베로니카 얀센스, 32 Green Yellow Blocks(805/3), 2025 Cast glass, 40x48x48cm, Edition of 3 Courtesy of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Andrea Rossetti
6 아트에 취하는 밤, 프리즈 위크
페어 오프닝보다 앞서 시작되는 프리즈 위크의 네이버후드 나이츠(Neighborhood Nights), 일명 갤러리 나이트는 해를 더할수록 그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는 을지로 지역이 합류해 9월 1일 을지로, 2일 한남, 3일 청담, 4일 삼청 지역 갤러리 나이트가 이어진다. 을지로는 양혜규 스튜디오를 포함해 비영리 및 작가 주도 공간을 조명한다. 한남은 리만 머핀, 에스더쉬퍼, 갤러리바톤, 디스위켄드룸, 실린더 등의 크고 작은 갤러리와 곳곳의 카페 및 바에서도 연관 파티가 열린다. 이 중 올해 초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한 에스더쉬퍼 갤러리에서는 빛, 자연적인 광학 현상, 유리 등을 주 매체로 삼아 환경을 지각하는 신체적인 감각과 몸의 존재에 대한 인지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는 작가 얀 베로니카 얀센스의 첫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청담은 글래드스톤, 화이트 큐브, 페로탕, G 갤러리, 송은, 아뜰리에 에르메스 등 패션 플래그십 스토어 사이에 자리한 갤러리들을 누비는 재미가 있을 것. 삼청 지역은 경복궁을 이웃하며 국제 갤러리, 갤러리 현대, PKM, 아트선재, 아라리오 등 우리나라의 주요 갤러리들이 자리해 한국 특유의 문화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동네. 덕분에 외국인 방문객들의 참여가 두드러져 매년 이국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저녁 늦게까지 운영하는 갤러리들을 방문해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와 칵테일을 마시며 세계에서 몰려든 아트 러버들과 함께 예술을 보고 느끼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깊어질 것이다.

7 프리즈가 만든 집, 프리즈 하우스
올해 프리즈 서울이 꺼낸 비장의 카드는 바로 ‘프리즈 하우스’다. 프리즈의 원류인 런던 ‘No.9 코크 스트리트’의 성공적인 모델을 바탕으로 한 프리즈 하우스는 서울 약수동에 페어 현장과는 또 다른 공간을 열어 세계 주요 갤러리들과 함께 연중 전시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제 예술 교류의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1988년에 지은 오래된 주택을 건축사무소 효자가 설계를 맡아 개조한 전시 공간으로, 4개 층에 걸쳐 총 210㎡ 규모이다. 2개의 주요 전시실과 조각 중심의 실내 공간, 이벤트 및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넓은 정원을 갖추고 있다. 1980년대 당시의 건축적 정서를 간직하면서 동시대의 예술을 담는 공간으로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핫한 문화 도시 서울로 세계 아트 러버들을 불러모으기 충분한 이유가 될 듯. 올해 프리즈 서울과 동시에 개관하며 페어가 끝난 후에도 단기 갤러리 레지던시, 특별 프로젝트, 기획 전시 등이 이어질 예정이니 프리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세부 스케줄을 확인해보자.

Antony Gormley, DWELL, 2022 6 mm Corten Steel, Photograph by Stephen White & Co.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addaeus Ropac gallery.
8 안토니 곰리의 서울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이 여성 작가를 조망한다면, 남성 작가 중에서는 안토니 곰리가 올해의 프리즈 서울 아트 위크의 스타 작가로 기록될 것 같다. 1950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동시대 가장 중요한 조각 작가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메가 갤러리인 화이트 큐브 서울과 타데우스 로팍 서울이 한 작가의 전시를 공동 기획해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뮤지엄 산에서 대규모 전시와 안도 타다오의 공간을 선보이기도 했던 그가 한국을 다시 찾아 각 갤러리 공간에서 인간과 도시 간의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탐구해 만든 조각과 드로잉 작품을 발표한다. 전시의 제목은 ‘불가분적 관계(Inextricable)’. 밀집된 인프라와 고층 건물 숲으로 대변되는 서울을 배경으로 하면서, 그 도시적 조건을 인간의 감각, 사고방식, 신체의 위치까지 구성해나가는 ‘살아 있는 구조’로 바라본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 도시와 인간 존재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인식과 감각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Stone & Steel Bench, 2025 by Wonmin Park for Carpenter’s Workshop. Courtesy of Isabella Szukilojc.
9 드디어 디자인 마이애미!
아트에 이어 이제 ‘디자인’ 차례다. 소장 가치를 지닌 디자인 작품을 소개하는 세계적인 디자인 플랫폼 ‘디자인 마이애미’가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2005년 마이애미에서 시작해 바젤과 파리까지 영역을 확장한 가운데 아시아에 처음으로 진출한 것이다. 프리즈 서울이 국제 아트 페어로서 예술 작품을 판매한다면, 디자인 마이애미는 예술적 가구 혹은 장식 소품 등을 판매한다. 서울디자인재단과 협력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9월 2일부터 14일까지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라는 주제로 17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선보인다고. 런던, 파리, 뉴욕, LA에 지점을 둔 ‘카펜터즈 워크숍 갤러리’, 뉴욕의 ‘살롱 94 디자인’, 런던의 ‘찰스 버넌드 갤러리’, 브뤼셀·제네바의 ‘오브젝트 위드 내러티브’ 등의 해외 갤러리를 비롯해 국내 갤러리까지 16개 부스가 마련되며 김민재, 이광호, 박원민, 정다혜, 최병훈 등 국내 디자이너의 작품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미리암 칸, <im dunkeln, 25.01.1993>, 1993, 종이에 연필, 25.5x36cm
10 마이어리거울프의 서울 상륙
서울이 국제적 아트 마켓의 허브로 주목받으며 페로탕, 페이스, 리만 머핀, 에스더쉬퍼, 타데우스 로팍, 글래드스톤 등 해외의 갤러리들이 속속 서울 지점을 오픈한 지 꽤 시간이 지난 가운데, 마이어리거울프는 올해 새롭게 서울에 상륙하는 해외 갤러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1997년 독일에서 시작된 마이어 리거 갤러리와 파리의 갤러리 조슬린 울프가 합작해 서울에 문을 연 복합 갤러리로,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 이들은 2022년 첫 프리즈 서울부터 함께 부스를 만들어 한국 시장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고 한다. 한남동에 위치한 갤러리는 우리나라 건축가 최욱이 이끄는 원오원 아키텍츠가 설계를 맡았다. 9월 1일 시작하는 개관 전시 <지난밤 꾼 꿈(Heute Nacht geträumt)>은 드로잉에 집중한 기획 전시로 18세기 프랑스 살롱에 대한 오마주 형식으로 여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18세기 희귀한 펜 드로잉부터 미리암 칸 등 동시대 주요 작가들의 작업을 함께 배치해, ‘머리·손·풍경·도시·정물’로 구성된 다층적 풍경을 선보인다.
WRITER_강보라(아트 저널리스트)

마이어리거울프 외관 전경 ⓒ 장미
Credit
- Editor 김미나
- Writer 강보라(아트 저널리스트)
- Photo By Gallery
- Art Designer 변은지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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