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SF 문학상 필립 K. 딕상 후보 정보라 작가 소설 리뷰
우리는 유토피아에 도착할 수 있을까? 정보라 작가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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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1년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으로 새롭게 발표한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래빗홀).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를 비롯해 8편의 소설이 실렸다.
」2 다양한 패브릭을 통해 엉뚱한 상상을 전개하는 브랜드, 퍼피북클럽의 업사이클링 면 소재로 만든 침대 모양의 북 커버 ‘퍼피 베드북’ 가격미정.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가 세계 3대 SF 문학상 필립 K. 딕 상 후보에 올랐다. 한강을 뒤이을 신예 작가의 등장에 모두가 깜짝 놀랐지만, 사실 이미 그는 세계 문학계가 주목하던 작가다. 첫 번째 소설집 <저주토끼>는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23년엔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소설가, 번역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는 말이다. 4월 수상작 발표를 기다리는 지금, 세상에 한강은 한 명밖에 없다며 한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정보라 작가의 거침없는 성정은 소설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SF 장르에서 기대할 법한 신비로운 묘사나 따스하고 온화한 표현 대신 거칠고 공격적이며, 때로는 크리피(creepy)하기까지 한 문체가 단숨에 독자들을 작가의 세계로 이끈다. 전염병으로 인류가 떠난 행성에서 고장난 의료용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방황하는 스마트카의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 자신의 성 확정을 마치고 군대로 돌아가는 ‘그녀’의 팬미팅에 참석했다가 혐오 세력에게 폭탄 테러를 당한 할머니의 이야기로, 트랜스젠더를 향한 차별과 혐오로 생을 마감한 변희수 하사를 모티브 삼은 ‘그녀를 만나다’, 식인병이 창궐한 지구를 떠나 노아의 방주를 타고 우주를 유영하는 여정을 그린 ‘여행의 끝’ 등 연거푸 활자를 쫓다 보면 느껴지는 날카로운 생경함은 감히 정보라 작가의 글만이 줄 수 있는 독서 경험이라 표현하고 싶다. 동시대 곳곳에서 일어나는 비극과 부조리함을 작가는 SF의 환상을 교묘하게 섞어 날카롭게 풍자하는가 하면, 현실과 정반대의 상황을 그려 애틋하고 안타까운 감정을 증폭시키며 유토피아를 향한 끊임없는 투지를 드러낸다. “그렇지만 나아질 거야.” 다독이듯 독려하며, 그러나 주저함 없는 예리한 목소리로. 그런 그를 따라 유토피아를 향한 여정을 멈추지 말자고 마음먹는 이유다.
Credit
- Editor 천일홍
- Photo By 이호현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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