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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못 올려도 살 건가요?” 명품백 소비의 다른 의미

명품백은 취향일 수도, 성취의 상징일 수도, SNS가 만든 비교의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절대 게시할 수 없어도 이 가방을 원할까?”라는 질문으로 발견한 명품 소비의 진짜 이유

프로필 by 송예인 2026.10.25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Edward Berthelot//Getty Images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Edward Berthelot//Getty Images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SNS가 명품백을 성공과 소속감의 상징으로 만든 방식
  • 잇 백·듀프·렌털까지 빨라진 명품 소비의 사이클
  • 게시하지 못해도 사고 싶은가, 진짜 욕망을 구분하는 질문

“파리에서 산 생일 가방 같이 언박싱해요.” 20대 인플루언서가 오스만 양식 발코니에서 촬영한 틱톡 영상 속에서 말합니다. 에펠탑을 아무렇지 않게 배경에 둔 채 샤넬과 루이 비통 쇼핑백 두 개를 화면 안으로 가져오고는, 엄마에게 전화했더니 “둘 다 사라고 했다”고 설명합니다. 몇 번 더 스크롤하자 이번에는 “충동적인 캐널 스트리트 하울” 영상이 등장합니다. 뉴욕 로어 맨해튼의 이 지역은 명품 모조품으로 유명한 곳이죠. 영상 속 크리에이터는 생 로랑을 연상시키는 블랙 백을 보여주며 “처음에는 160달러를 불렀는데 53달러까지 깎았어요”라고 말합니다. 이후 가방이 다섯 개나 더 등장하고, 그는 “벌써 다시 쇼핑하러 가기엔 너무 이른가요?”라고 묻습니다.


이 두 장면은 동시에 존재합니다. 댓글에서는 똑같이 칭찬받기도 하고 조롱받기도 합니다. 명품의 미학을 얻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지만 두 영상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같습니다. 어디에서 왔는지보다 로고가 더 중요하다는 거죠.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소셜 미디어 탓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명품 로고는 인스타그램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지위의 상징이었지만, 피드는 그 이미지를 훨씬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충분히 오래 스크롤하다 보면 모두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짜리 가방을 하나쯤 가지고 있고, 나 역시 그래야 할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가방은 물건 자체보다 특정 이미지를 투영하는 데 더 가까워졌습니다. 보통은 작은 화면을 통해 ‘나도 이 그룹에 속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신호가 됩니다.


여행과 패션, 그리고 자신의 디자이너 컬렉션을 콘텐츠로 다루는 크리에이터 오드리 피터스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누구나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명품은 온라인에서 성공, 취향, 정체성을 보여주는 더 강력한 수단이 됐어요.”

가방은 이제 물건 자체보다 특정 이미지를 투영하고, 내가 그 안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에 가까워졌습니다.


금융 교육 기업 유어 리치 BFF의 창립자이자 CEO인 비비안 투 역시 동의합니다. 그는 우리가 점점 더 시각적인 사회에 살고 있으며, ‘맞는’ 가방을 드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이른바 ‘인 그룹’에 속한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지위에 대한 압박과 착각만이 아닙니다. 피드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명품 콘텐츠는 새로운 가방이 유행하는 속도까지 크게 높였습니다. 명품 렌털 사이트 비브렐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블레이크 게펜은 “잇 백이나 액세서리가 하룻밤 사이에 머스트해브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패션위크에서 처음 공개되거나 잡지에 등장한 새로운 가방이 문화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몇 달이 걸리곤 했습니다. 이제 소셜 미디어는 런웨이 룩을 거의 즉시 바이럴 현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패션을 아는 사람’임을 보여줬던 가방이 다음 시즌에는 순식간에 낡아 보일 수 있고,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은 더욱 커지죠.


하지만 경제 전문가이자 작가, 기업가인 토리 던랩은 “명품은 끔찍한 비교 기준”이라고 지적합니다. 화려해 보이는 피드 속 소비 상당수가 실제로는 신용카드로 결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아직 할부금을 갚고 있는 가방도 이미 전액을 지불한 가방과 똑같아 보입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누구도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명품 콘텐츠에 끌려본 적이 있거든요.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며칠 전, 지금의 남편은 제 첫 이탈리아 럭셔리 백을 깜짝 선물했습니다. 골드 FF 클라스프가 달린 깨끗한 화이트 레더의 펜디 바게트였습니다. 저는 정말 기뻤고, 리허설 디너로 이동하는 길에 바로 새 가방 사진을 올렸습니다. 패션 업계에서 5년 넘게 일하면서도 그동안 가지고 있던 건 하이엔드가 아닌 유명 디자이너 제품뿐이었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드디어 성공했구나.’


저는 패션을 정말 좋아했고, 펜디 바게트 역시 장인정신과 품질, 디자인 때문에 진심으로 원했습니다. 하지만 명품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온전히 제 안에서만 생겨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소셜 미디어 피드는 캐리 브래드쇼의 장면과 향수를 자극하는 <섹스 앤 더 시티> 명대사로 가득했고, 그 콘텐츠는 펜디 바게트를 주얼 장식 마놀로 블라닉과 함께 패션계 최고의 지위 상징 중 하나로 각인시켰죠. (참고로 마놀로 블라닉도 결국 사고야 말았어요)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피드에는 텍스 리펀과 연결된 유럽 쇼핑 여행, 디자이너 백 언박싱 영상도 끝없이 등장했습니다. ‘걸 매스’ 논리라면 세금 환급을 받으니 오히려 돈을 아끼는 셈이죠. 여기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명품을 소유하는 일이 높은 지위의 세계에 소속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아름다운 물건을 좋아하는 제 마음은 진짜였지만, 동시에 제가 소비하던 콘텐츠의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해두자면 디자이너 백을 원한다는 사실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신호를 보내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 신호를 좇는 일이 과소비나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은 방식의 할부 구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물건에 큰돈을 쓰는 형태가 될 수도 있죠. 혹은 끊임없이 뒤처지지 않으려는 소비 사이클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정품을 사든, 정교하게 비슷한 제품을 찾든, 빈티지 부티크를 뒤지든,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든 방식만 다를 뿐입니다. 소속감이 소비의 동기라면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압박은 같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그 가방을 정말 왜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와 소셜 미디어가 마치 그 가방만 가지면 완전해질 것처럼 우리를 속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정말로 자신의 신념, 우선순위, 욕망과 맞는 물건일까요?


던랩은 욕망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 가지 질문을 사용합니다. “절대로 SNS에 올릴 수 없다고 해도 이걸 여전히 원할까?”라고 묻는 것이죠. “대답이 ‘아니오’라면 그건 욕망이 아니라 비교예요.”


절대 게시할 수 없어도 이걸 원할까? 대답이 아니라면, 그건 욕망이 아니라 비교입니다. — 토리 던랩


가방이 이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그 이유는 대개 훨씬 개인적입니다. 어떤 기억 때문일 수도 있고, 인생의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으며, 오랫동안 실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PR 및 인플루언서 전문가 케일라 호크먼에게 명품의 가치는 로고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루이 비통 네버풀을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할머니가 그 가방을 정말 어디든 들고 다니셨어요. 지금은 제가 노트북 백으로 늘 사용합니다. 할머니의 작은 일부를 함께 데리고 다니는 느낌이에요.”


컨설턴트 에스미 베르겔 로만에게 명품 소비는 커리어의 중요한 이정표를 의미했습니다. 그는 “지위는 가방 자체에서 오는 게 아니에요. 가방은 제가 일한 시간과 성실하게 노력하는 여성으로 성장한 과정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보여주는 것일 뿐이죠”라고 말합니다.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명품백을 사는 진짜 이유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행 및 엔터테인먼트 저널리스트 캐시 길은 “13살 때 루이 비통 포쉐트를 약 250달러에 샀는데 지금도 사용하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PR 및 브랜드 매니저 아만다 맥닐 역시 비슷합니다. 그는 뉴욕의 노점상에게서 150달러를 주고 디올 북 토트에서 영감을 받은 가방을 구입했습니다. “매일 출근할 때 쓰고 여행에도 계속 가지고 다녀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자신감에는 정품 인증 카드가 따라오지 않아요. 제가 가방을 드는 거지, 가방이 저를 드는 게 아니니까요.”


제 펜디 바게트는 어떨까요? 솔직히 인정하자면 저 역시 그 가방이 보내는 신호에 어느 정도 끌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게 이 가방은 지위나 소속감, 정체성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남편과 제가 서로에게 했던 약속과 우리의 러브 스토리를 물리적인 형태로 남긴 물건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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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Ruby Ford-Dunker
  • 사진 spotlight/launchmet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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