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지금 가장 지지하고 싶은 6명의 여자들 #SupportHER
지극히 <코스모폴리탄>다운 시선에서 길어낸 6개의 키워드, 새로운(New) 영감(Inspiring)으로 자신의 필드를 이끄는 개척자(Pioneer),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추구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저항(Resistant)하며, 동기부여(Motivation)하는 여자들. 코스모가 온 맘 다해 지지하고 싶은 6인의 'Fun Fearless Female'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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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tainability
김효이 | 브랜드 ‘이너시아’ 대표
여성이라면 누구나 10대부터 50대까지 사용해야 하는 생활필수품이 있다. 바로 ‘월경대’. 하지만 우리 선택지에 놓인 월경대들은 하나같이 얼마나 좋은 흡수력과 착용감을 지녔는지를 강조할 뿐 정확히 어떤 원료와 소재가 사용됐는지는 내세우지 않았다. 펨테크 브랜드 이너시아의 CEO이자 과학자 김효이 대표는 그 지점이 불만이었다. “월경대는 여성이 사용하는 물건 중 가장 마케팅 중심에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생리통도 심하고 굉장히 예민한 소비자인데, ‘프리미엄’, ‘유기농’이라는 이름을 붙여 파는 월경대 중에 흡수체까지 안전한 소재로 만든 제품은 거의 없었어요. 흡수력을 높이면서도 안전한 월경대를 만들고 싶다는 게 저희의 생각이었죠.” 월경대뿐만이 아니다. 월경통, 여성 탈모, 여성 암, 여성 전용 영양제 등 여성 건강과 관련된 수없이 많은 분야에 대한 연구가 공란이다. 김효이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치는 동안 바로 이 부분에 가장 큰 갈증을 느꼈다. “‘연구실에서 정말 좋은 연구가 많이 나오는데 그것이 정말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전혀 와닿지 않았어요. 전통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이 남성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여성들이 사용하는 물건들 전반은 발전이 더디다는 사실을 통감했죠. 그래서 여성이 소비하는 모든 물건에 기술을 더하자는 일념으로 펨테크 브랜드 ‘이너시아’를 창립했습니다.” 카이스트 출신 여성 과학자 4명이 모여 만든 이너시아의 첫 번째 제품은 단연 월경대였다. 자체 개발한 월경대 원료 ‘라보셀’은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흡수체로 생분해되는 소재다. 실제로 이너시아는 미국 농무부(USDA)가 관리하는 유기농 인증 마크 ‘USDA ORGANIC’을 획득했고, USDA 20주년을 기념한 바이오베이스드(BIO-BASED) 프로그램에서 챔피언으로 선정됐다. 물론 이너시아는 월경대로 만족하지 않는다. 여성의 생애 주기에 사용되는 모든 제품에 과학기술을 접목해 여성이 좀 더 안전하고 편한 삶을 누리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기술력이 담긴 생필품을 양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회사의 매출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희가 매출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좋은 기술이 더 많은 여성에게 보급되는 것이에요. 그 과정에서 넘어야 할 허들은 저희가 해결할게요.” 이토록 자신만만하고 능력 있는 여성 과학자들의 모임이라니. 어벤져스가 따로 없다.
세상의 모든 FFF에게 보내는 연대의 한마디 “나의 처지를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든 그 여정에서 선택한 모든 것에 서로 박수를 쳐줍시다. 우리의 미래를 행복하게 만드는 건 우리예요.”
#Motivation
김라경 | 야구 선수
한국 프로야구가 2년 연속 1천만 관중을 달성했다. 2천만 국민이 야구에 과몰입을 하고 있을 때, 텅 빈 그라운드에서 조용히 땀방울을 흘린 여자 야구 선수들이 있다. 그중 여자 야구 국가대표 김라경 선수는 여자 야구 불모지인 한국에서 15년간 마운드를 지킨 의지의 투수다. “첫 시작은 리틀 야구단이었어요. 여자라서 안 받아줄 줄 알았는데, 트라이아웃을 거쳐 입단하게 됐죠. 저를 여자아이가 아닌 한 명의 선수로 바라봐준 당시 감독님께도 감사해요.” 하지만 입단이 전부는 아니었다. “경기를 할 때 저에게만 적용되는 ‘열외’ 같은 상황이 많았어요. 성희롱 발언을 듣는 일도 많았고요. 다행히 제가 인내심도 많고, 야구를 너무 좋아하는 탓에 그런 설움이 포기할 이유가 되진 않더라고요.” 수많은 ‘억까’를 이겨내며 갈고닦은 실력은 2026년 새롭게 출범한 미국 여자 프로야구 리그(WPBL) 드래프트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두 번의 트라이아웃을 거친 김라경 선수는 마침내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뉴욕 팀에 지명됐다. “드디어 짝사랑이 이뤄진 것 같아요. 저는 늘 야구를 바라왔는데, 야구는 저를 밀어냈거든요. 그런데 올해 프로 리그가 생기면서 매칭이 된 거잖아요. 제가 원하는 조건은 단 하나예요. 야구가 있는 곳! 그곳이 저를 원한다면 저도 최선을 다할 자신이 있어요.” 김라경 선수가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성취보다는 대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는 맨밥에 김치만 있어도 밥 먹을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고기 굽고 대접하는 성격이거든요. 대의라고 생각하면 진짜 힘이 나요. 없던 용기가 생기죠. 야구를 버리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결국 누군가는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버텼어요.” 한국 리틀 야구단에서 일본 실업팀, 미국 여자 프로야구에 닿기까지 야구가 있는 곳이라면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던 그의 행보는 그 어떤 프로야구 선수보다 용감하다. “저보다 앞서 야구를 했던 사토 아야미 선배님이 계세요. 그분이 있었기에 저도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그분보다는 좀 더 멀리 가보고 싶어요. 그래야 제 다음 세대가 그 길을 밟고 더 멀리 갈 수 있으니까요.” 다음 주자를 위해 기꺼이 길을 갈고닦는 일. 김라경 선수에겐 역경이 아닌, 당연한 도리다. 헤아릴 수 없이 넓은 그의 마음에 아마도 많은 여성이 빚을 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모든 FFF에게 보내는 연대의 한마디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나 불안이 틀린 게 아닙니다. 환경이 부족하다고 해서 꿈이 작은 것도 절대 아니고요. 저도 아직 불안한 그 길 위에 서 있으니 함께 걸어나가봅시다!”
#Inspiring
민지형 | 작가
민지형 작가의 첫 장편소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가 발간된 지 7년만에 넷플릭스를 통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된다. 가부장적인 연애관과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남자 친구 ‘승준’에게 거침없는 일침을 날리던 ‘그녀’를 보며 각성했던 수많은 여성이 기다렸던 소식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먼저 영화화가 된다는 것.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페미’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전 세계에 스트리밍된다는 건 엄청나게 의미가 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원작자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도 정말 반가운 일이죠. 젊은 일본 여성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많은 분이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고서 페미니즘에 눈뜨게 됐다고 이야기해요. 한편으론, 확실히 일본은 한국보다 아직 페미니즘에 대한 공감대가 그리 넓거나 두텁지 않은 걸 느껴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자기주장이 강한 여성을 무섭게 보거나 싸우는 걸 두려워하는 듯하고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갑갑함을 느끼고 변화를 일으키려는 여성들도 물론 많이 있어요. 한국 작가로서, 더 강한 메시지를 발신하며 일본의 여성들과 소통해가는 것이 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지형 작가의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는> 7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 다시 읽어봐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지점이 많다. 왜일까? 이쯤에서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소설 속 한 장면. “소설에서 ‘승준’과 ‘그녀’가 재회하게 되는 장소는 낙태죄 폐지 촉구 집회 현장입니다. 둘이 다시 사귀고 나서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하죠. ‘암튼 빨리 임신 중단 합법화되고, 언제 어디서건 의료보험으로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게 바뀌어야 돼’. 이 소설이 출간되기 직전인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2021년부터 대한민국에선 낙태죄가 폐지됐어요. 그런데 그 이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낙태죄 개정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기에 한국 여성들은 여전히 합법적이고 안전한 낙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죠. 낙태죄는 폐지됐으니 된 거 아니냐라는 생각으로 뭉개고 있는 것일까요? 이 소설 속 모든 이야기가 과거가 되기를 바랐는데, 현실은 여러모로 요원하죠.” 꾸준히 여성의 관점에서 페미니즘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여온 민지형 작가는 출판사 ‘라우더북스’를 설립해 그 행보를 우직하게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가 라우더북스의 첫 앤솔로지가 된 건, 제목 자체가 한국의 현실이기 때문이에요. 인구도 그렇지만, 남성의 존재와 목소리가 지나치게 과대 대표화돼 있죠. 더 나쁜 건, 우리 사회가 그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 이 상황을 제대로 인지조차 못 하고 있다는 거예요. 상업 영화 감독을 볼까요? 남성 감독이 90%에 달해요. 여성들이 꾸준히 지적해, 여성 감독에게 국가 지원 사업에서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개선된 게 없죠. 그렇다면 배우는 어떨까요? 기업가는? 뮤지션과 예능 출연자는 어떻고요? 모든 분야의 편차가 심각하게 기울어져 있는데도 ‘남자 OOO’가 부족하다는 소리가 흘러나오죠. 여성의 목소리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야 합니다. 제가 출판사를 만든 이유기도 해요.” 아무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결국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무지와 무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지는 민지형 작가의 이야기는 번뜩이고, 날카로우며, 또 비범하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이곳에 집중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FFF에게 보내는 연대의 한마디 “그게 무엇이든, 그냥 하세요! 재능이 있을까, 그걸로 먹고살 수 있을까, (마음은 이해하지만)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요. 시작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거든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더 즐겁고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Pioneer
조희영 | 영화 감독
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이 연출하고 여성 작가가 극본을 썼으며, 여성 캐릭터가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영화는 미국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에서 F등급 영화로 분류된다. 하지만 요즘 메이저 극장에 상영되는 영화 중에는 F등급 영화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지난해 8월, 조희영 감독이 데뷔작 <이어지는 땅> 이후 1년 만에 선보인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그런 귀한 ‘F등급’ 영화와도 같다. “저는 관객으로서 보냈던 시간이 아직은 훨씬 깁니다. 그래서인지 영화계에 다양성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비통함이 더욱 큽니다.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는 ‘그럼에도 만들어야 한다’라고 생각해요. 창작 환경과 배급 환경을 고려해보면 항상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순환적 질문만이 맴돌지만, 영화의 다양성이 보장받을지 살아남을지는 아무도 모르겠지요. 다만 누군가 계속해서 만들어낸다면 적어도 사라지진 않을 거라 믿습니다.” 데뷔작 <이어지는 땅>은 낯선 공간에서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기억과 감정이 연결되는 서사를 그린 이야기다. 이어 발표한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한 남자의 부재에서 출발한다. 한 남자를 중심으로 연결된 세 여성 캐릭터의 기억과 감정을 통해 관계에서 느끼는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두 편의 영화를 다 만들고 나서야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어요. 두 영화 모두 불확실한 기억을 지닌 채 현재를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 아마도 제가 안다고 착각해온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에서 이야기를 써왔던 것 같습니다.” 두 영화 속의 여성들은 어딘가 불안하고 그래서 불완전해 보이지만, 그 혼란에 휩쓸리지 않고 내 삶을 담담히 걸어가는 용기 있는 존재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에도 여성이 등장합니다. 작품 안에서 죽은 손녀를 떠올리며 할머니는 ‘품위 있게 살았다’고 말하죠. 그건 어떤 성취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했던 삶에서 사랑하고 배우며, 제 손으로 벌어먹고 산 손녀에게 끝까지 잘 살아냈다는 인정을 담은 할머니의 말입니다. 스스로의 삶을 존중할 줄 아는 인물들을 앞으로도 만나고 싶어요.” 조희영 감독이 빚어낸 여성 서사는 앞으로도 흥행이나 박스오피스와는 거리가 먼 것일 수도 있다. “설령 흥행 성적으로 고려하게 되더라도, 제 영화의 색깔은 지키고 싶어요. 산업 안에서의 결과를 글보다 앞에 두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렵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만들 영화가 어떤 위치에서 관객을 만날 수 있을지 늘 먼저 궁금합니다.” 과연 멀티플렉스 극장에 영화를 올리고, 대중성을 갖춘 영화를 만드는 것만이 성공한 커리어며, 가치가 높은 삶이라 말할 수 있을까? 또렷한 색을 잃어가는 산업에 다채로운 색을 칠하며, ‘나’라서 할 수 있는 서사를 만드는 조희영 감독의 유니버스. 코스모는 그 생경하지만 아름다운 세계에 좀 더 가까이 닿고 싶다.
세상의 모든 FFF에게 보내는 연대의 한마디 “즐기며 사랑하는 당신의 가능한 모든 방식을 응원하고 존중합니다. 스스로를 위한 선택이 때로는 큰 용기를 필요로 할지도 모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를 내며 살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게 조용한 연대를 보냅니다. ”
#New
노현진 | 피아니스트
세계 무대에서 나날이 드높아지는 K-클래식의 위상. 스물넷 젊은 피아니스트 노현진이 그 위상에 날개를 단다.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작곡가이자 정치인이었던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를 기리기 위해 창설된 ‘파데레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당당히 우승과 준결선 리사이틀상, 모차르트 협주곡상, 파데레프스키 작품 최고 연주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 “훌륭한 피아니스트들 사이에서 활약했다는 사실에 뿌듯합니다.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제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게 돼요”라고 담백한 소감을 전하는 그. 어린 시절 학교에서 주최하는 피아노 경연 대회에 나가는 친구를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승부욕이 생긴 소녀 노현진은 그렇게 피아노 앞에 앉는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서울대를 거쳐 국내에서 열리는 2019년 중앙음악콩쿠르 우승, 2024년 보더랜드 쇼팽 국제 콩쿠르 2위 등 국내외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야무지게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저는 오로지 플랜 A만 생각하며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하나만 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제게 굳건하게 있었죠. 전 피아노가 너무너무 좋아요. 피아노 연주엔 답이 없잖아요. 제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연주에 담기고, 또 그것이 음악을 다르게 들리게 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도 좋아요. 평생을 살아도 세상에 남아 있는 모든 작품을 연주할 수 없다는 것이 피아노, 그리고 클래식 음악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예요.” 기약 없이 즐거운 모험 길에 서 있는 그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친구 같은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궁금하잖아요. 늘 내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기쁜 일이 있으면 축하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함께 슬퍼해주며 늘 관심을 갖게 되는 존재였으면 좋겠어요. 가고 싶은 곳이요? 어디로든 가볼래요!” 한국의 피아니스트 하면 떠오르는 여러 이름 뒤에, 아니 그 이름 옆에 나란히 서게 될 이 이름을 기억해두자. 노현진의 시대, 그 서막이 올랐다.
세상의 모든 FFF에게 보내는 연대의 한마디 “최대한 많이 힘들어보세요! 하하. 무슨 말이냐고요? 힘들어도 내 마음을 다스리고,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갈피를 잡아가는 순간에 비로소 나 자신을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마음의 근육이 튼튼하게 자라나는 거죠. 시련과 실패 안에서 평온함이 유지되는 순간 어느새 강해진 나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우리 모두 최대한 많이 고생해보고, 그만큼 무럭무럭 성장해가요.”
#Resistant
We:D | 청소년 페미ㅁ니즘 단체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건, 학교 안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아니었을까? N번방 수법을 그대로 가져와 또래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해 배포하는 청소년 범죄하며, 여성 교사를 향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성희롱이나 폭력을 행하는 반 학생이 처벌됐다는 기사 등을 숱하게 접하고 나서야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은 아닐까? 통탄과 후회가 뒤섞이는 봄이다. We:D는 2021년, 교내외 성인지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되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결성한 페미니즘 단체다. ‘We Destroy’의 약자로, 사회적 약자를 깨우치고 실천한다는 의미와 발음이 같은 영어 단어 ‘with’의 함께한다는 상징성을 같이 담았다. 실천을 신조 삼아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지만, 행동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82년생 김지영>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같은 책을 함께 읽으며, 책에서 배운 문제의식과 학교에서 해결돼야 할 현실의 문제를 나란히 놓고, 고민하며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화장지가 없는 화장실은 상상할 수 없는데 어째서 월경대는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을까? 가방에서 월경대를 꺼낼 때마다 왜 쭈뼛거리게 되는 걸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 그들의 첫 활동, ‘새로운 월경 문화 만들기’ 프로젝트는 비상 월경대함을 화장실과 샤워실 앞에 비치하고, 학교 게시판엔 월경대를 부착해 필요한 사람은 언제든 가져갈 수 있는 ‘월경대 뜯어가기 운동’을 진행했다. 월경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교내 문화를 만들고자 함이었다. 이후 성폭력 피해 말하기의 장 ‘위드 나잇’ 개최, 신당역 여성 혐오 살인 사건 추모식,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반대 입장문 작성, 페미니즘 서가 활성화, 여성청소년영화제 개최 등 페미니즘 아래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는 중이다. “4일간 약 13시간에 걸쳐 진행한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의 변화 지표 기록하기’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성인지 교육 전후 학생들이 각자 생각하는 페미니즘의 의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는 활동이었는데, 페미니즘을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왜곡된 이미지로 접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죠. 어떤 학생은 ‘별것 아닌 일을 가지고 따지는 사람들’이라고 적기도 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날 변화한 학생들의 생각을 보며 4일간의 교육만으로 인식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특히 ‘페미니즘은 많은 사람의 개성과 특별함을 억압하고, 사람에게 성 역할을 부여하는 사회의 차별을 없애려고 하는 학문’이라는 한 학생의 답변이 저희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어요.” 진해인 창립 멤버는 말한다. “안타까운 말이지만, 청소년의 성인지 감수성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솔직히 갈 길이 멀게 느껴져요. 지금 청소년은 디지털과 친숙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데, 그 속도만큼 학교 현장의 변화는 더디기 때문이죠.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의 절반이 10대 여성이라는 점도 충격적이지만, 가해자의 80%가 10대라는 참담한 상황에 처해 있기도 하고요.” 그러나 진해인 창립 멤버와 We:D는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과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방문해 학교 안팎으로 여성 인권과 성평등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속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첫 공동체, 학교의 울타리를 단단하게 세우고자 노력하는 그들의 ‘행함’에 무한한 지지를 보내고 싶다.
세상의 모든 FFF에게 보내는 연대의 한마디 “더 발칙해도 괜찮습니다. 세상은 이미 소녀들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잖아요. 그래서 무언가 해보고 싶다가도 망설이게 되고요. 하지만 일단 한번 시도해보는 게 중요해요. 혼자라 조심스럽다면 함께 할 사람을 찾아봐도 좋아요. 해보겠다는 열정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속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Credit
- 에디터 천일홍/김미나
- 사진 INTERVIEWEE
- 어시스던트 정주원
- 디지털 디자이너 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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