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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비서' 이준혁과 안경? 코스모폴리탄 4월호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 보기

선과 악, 온기와 냉기, 주류와 비주류 사이를 꿰뚫는 이준혁의 시선을 따라가보았다.

프로필 by 전소희 2025.03.28

인간으로 사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게다가 직업인까지 되면 인간이 지켜야 하는 규율에 수많은 항목이 추가로 생기죠. 이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모두가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우리가 지키며 살아가는 모든 것은 본능을 역행하는 일이고, 절대 당연한 게 아니니까요. 그러니 우리 서로서로 너무 채찍질하지 말자고요.(웃음)

에어 티타늄 림 에밀 안경 가격미정 Lindberg. 팬츠 YCH. 레더 셔츠,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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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는 준혁 씨 인생에서도 꽤 의미 깊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왜 멜로를 안 하냐는 질문에 정공법으로 답을 해준 느낌이에요.

그런 반응을 보면 정말 재밌어요. 팬분들이 원하던 작품을 하게 됐고, 제가 했던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정말 감사하죠. 하지만 어떤 작품이든 일단 지나가고 나면 다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해서 캐릭터에 젖어 있을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웃음)

지금 넷플릭스 신작 <레이디 두아> 촬영이 한창이라고 들었어요. 이 작품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나의 완벽한 비서>가 방영되기 전에 <레이디 두아> 대본을 받았어요. 지금껏 안 해본 장르라 흥미로웠죠. 전 필모그래피를 다양하게 채워 넣자는 주의기도 해서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저는 일종의 사기극을 추적하는 형사로 나올 예정입니다.

<비밀의 숲>에서 호흡을 맞춘 신혜선 배우와 함께 출연하잖아요.

네. 프로페셔널한 배우죠. 예전에도 지금도 정말 든든한 동료예요. 아직 붙는 신이 많이 없어서, 서로 어떤 호흡으로 작품을 만들어갈지 기대됩니다.

선 티타늄 8346 선글라스 가격미정 Lindberg. 트렌치코트 Theballon. 팬츠 From Arles. 로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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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못 먹는 이유도 <레이디 두아> 때문이겠네요.

네. 드라마 촬영도 있고, 오늘 같은 화보 촬영도 많아서요. 살이 조금만 쪄도 금방 영화 <범죄도시3> ‘주성철’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참아야 합니다.(웃음)

그럼 더더욱 요즘 꽂힌 음식이 있겠어요.

저는 그냥 모든 음식에 꽂혀있습니다. 음식도 영화처럼 모든 종류를 좋아해요.

왓챠피디아 영화 별점에 굉장히 후하다고요.

네. 저는 지금도 작품 별점에 후한 편이고 앞으로 더 후해지고 싶어요.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리뷰어라면 영화가 별로라도 이 영화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을 위한 평가도 남겨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이 영화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찾으면 좋지 않을까요? 작품을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협동하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영화를 넓은 시각으로 보려는 태도가 세상에 더 많은 영화를 존재할 수 있게 하니까요. 지금은 영화관에 가면 호불호 없는 작품들만 많은 느낌이에요. 저는 B급 영화도 좋아하고, 한없이 가벼운 영화도 좋아하고, 예술 영화도 좋아하는데 선택지는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 실패 없을 영화들만 있죠.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이 계속 ‘관객 수’에 머물러 있다면 소수를 위한 영화나 예산이 적은 영화는 세상 밖에 나오기 쉽지 않을 거예요.

스피릿 티타늄 2564 안경 가격미정 Lindberg. 재킷, 셔츠 모두 H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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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말이에요. 그럼에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영화가 있나요?

영화를 보는 순간에는 이해가 안 되다가도 좀 멀리 떨어져서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어요. 마치 인간관계처럼요. 가까울수록 상대의 이해 안 되는 지점이 많아지잖아요. 상대가 이해 안 될 때는 좀 멀리 떨어져서 보려고 하죠. 그런 상황에서 너무 가까이 있다 보면 저 역시 상대와 비슷한 생각에 사로잡힐 수도 있으니까요. 거시적인 관점에서, 한 인간의 세상 자체를 바라보면 분명 이해가 되는 지점이 생기거든요. 하지만 제가 느끼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정답도 계속 바뀌니까요. 저도 어떤 생각이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코스모폴리탄>을 좋아해요. ‘전 우주적인’이라는 뜻이잖아요.(웃음)

그렇죠. 어떤 일이든 전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안 될 것도 없으니까요. 벌써 19년 차 배우예요.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 것 같나요?

이제는 작품을 볼 때 완전히 즐길 줄 있게 된 것 같아요.

선 티타늄 8348 선글라스 가격미정 Lindberg. 블루종, 이너 톱, 팬츠 모두 Carry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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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온전히 즐기지 못했나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물음표가 더 많았거든요. 마술 쇼를 볼 때 ‘저 마술엔 어떤 트릭을 썼을까,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를 생각하느라 쇼 자체에 몰입하지 못하는 사람처럼요. 이제는 모든 트릭을 알았으니 100% 즐길수만 있을 것 같아요.

언젠가 인터뷰에서 일을 좀 쉬엄쉬엄하고 싶다고 한 적 있죠. 여전히 그런가요?

쉬엄쉬엄하고 싶다는 게 작품을 아예 쉬고 싶다는 것은 아니고요, 작품을 선택하고 준비하는 기간을 충분히 갖고 싶다는 의미였어요. 늘 그런 꿈을 꾸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에요. 프리프로덕션 기간을 여유롭게 갖는 것은 아마 모든 업계 사람들의 꿈이 아닐까 생각해요. 작품과 캐릭터를 분석할 때도 충분한 레퍼런스나 자양분을 얻고 싶어요. 저는 늘 시간에 쫓겼거든요.(웃음) 3개월 안에 20kg을 감량해야 할 때도 있었죠. 언젠가는 해볼 수 있겠죠. 하나의 작품만 길게 준비하며 그 기간 동안 전력투구해보는 경험을요.

때로는 아무것도 안 하고,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보드게임도 하면서 쉬고 싶진 않아요?

당연히 그러고 싶죠.(웃음) 인간으로 사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게다가 직업인까지 되면 인간이 지켜야 하는 규율에 수많은 항목이 추가로 생기죠. 이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모두가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우리가 지키며 살아가는 모든 것은 본능을 역행하는 일이고, 절대 당연한 게 아니니까요. 그러니 우리 서로서로 너무 채찍질하지 말자고요.(웃음)

오늘 화보는 린드버그의 안경, 선글라스와 함께 했죠. 화보를 보니 ‘절제’라는 키워드가 먼저 떠올라요. 지금 준혁 씨가 가장 절제하는 건 뭐예요?

음식이죠.(웃음) 마음대로 먹을 수만 있다면 행복도가 정말 높을 텐데요. 하지만 우리는 모든 일에 절제하며 살아야 하는 ‘인간’이고,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일이죠.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준혁 씨가 사회적 지위를 모두 내려놓고 가장 본능에 충실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예요?

하하. 사회적 지위가 있지도 않지만, 눈앞에 맛있는 음식이 있을 때마다 늘….(웃음)

연애할 땐 어떤 모습일지 문득 궁금해지는데요. 질투라던지.

그럴 수도 있겠죠. 근데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화가 나도 참는 게 좀 더 어른스럽다고 생각해요. 근데 확실히 그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질투하는 게 좀 더 인간적이고요.(웃음) 그래서 뭐가 더 맞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작품 현장에서 이준혁은 어떤 배우예요?

저는 너무 많이 열려 있어요. 상대 배우와 부딪히며 대본 이상의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정말 좋아하고요, 때로는 100% 피사체로서 작품에 제공될 때도 있고요. 저는 능동적이고 싶지만 늘 그럴 수는 없는 직업이죠.

에어 티타늄 림 에밀 안경 가격미정 Lindberg. 재킷 Recto. 이너 톱,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에어 티타늄 림 에밀 안경 가격미정 Lindberg. 재킷 Recto. 이너 톱,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이디 두아> 촬영은 어떻게 임하고 있어요?

이번엔 정말 텍스트에 충실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감독님도 촬영 들어가기 전에 그걸 원하셨고요. 이렇게 대본에 충실하게 모든 스태프가 한마음 한뜻으로 가는 것도 정말 좋아요. 실패할 확률도 낮죠.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이자, 모든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배우 이준혁이 만약 배우를 안 했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했을 것 같나요?

만약 제게 능력이 있다면 운동선수도 해보고 싶어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직업이기는 한데, 최근에 축구 경기에서 골을 넣는 장면을 본 거예요. 선수가 돼서 그 감정을 느껴보고 싶었죠. 얼마나 기쁠까요? 배우를 하다 보면 명확한 순간에 명확한 행복을 느끼기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골을 넣은 선수의 기분이 너무 궁금해요.

최근에 가장 명확하게 행복을 느낀 순간은요?

꽉 찬 영화를 봤을 때. <챌린져스> <그레이하운드> <레드 룸스>를 봤을 때 그런 행복을 느꼈죠.

꽉 찬 영화는 어떤 영화라고 생각해요?

신선한 영화, 관객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영화.

이준혁은 지금 행복한가요?

지금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아보라면, 어린 시절 학교 끝나자마자 집에 와서 마음껏 과자를 먹으며 영화를 보던 때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아무리 먹어도 건강에 나쁘지 않고 살이 찌지 않는 신체를 가진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술이 이렇게 발달했는데, 제로 피자는 대체 언제 나오는 거죠?(웃음)

역시 먹는 것에 진심이군요.(웃음) 10년 뒤의 이준혁은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이 스태프들과 10년 뒤에도 이렇게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네요. 혼자 앞서가는 것보다는 옆에 있는 사람을 끌어주고, 밀어주며 함께 성공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더 나이 들어서는 함께 실버타운도 가고요.(웃음) 그게 진짜 행복 아닐까요?



Credit

  • Fashion Editor 전소희
  • Feature Editor 김미나
  • Photographer 신선혜
  • Cooperation 린드버그
  • Hair 가희 By 아티시차차
  • Makeup 지예 By 아티시차차
  • Stylist 박현지
  • Art Designer 변은지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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