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가을을 열어!

쾌청한 가을 하늘을 바라만 보기는 아쉬워서 로드스터를 타고 온몸으로 체감했다.

프로필 by 김미나 2024.09.24

McLaren 750S Spyder

문의 3482-6565 (맥라렌 서울)

문의 3482-6565 (맥라렌 서울)

모두가 출근한 시간, 한적한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당도할 수 있는 고요한 공도를 찾았다. 가끔 들리는 새소리, 논을 스치고 지나가는 옅은 바람 소리가 전부인 곳. 맥라렌 특유의 우렁찬 배기음을 눈치 안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인적 드문 도로를 시속 50km로 달리며, 드디어 하드톱을 열어젖혔다. 제로백을 3초 이내로 끊는 750마력의 고성능 스포츠카지만, 스파이더 모델인 만큼 톱을 여닫는 감성이 중요하다. 750S가 톱을 오픈할 때 군더더기 없는 무빙을 자랑하는 이유는, 가볍고 강성 좋은 탄소섬유 소재의 루프를 8개의 전기모터로 11초 만에 여닫을 수 있기 때문. 맥라렌의 ‘초경량’ 기술력은 루프뿐만 아니라 750S 곳곳에 적용됐다. 이렇게 소재 하나, 볼트 하나까지 심혈을 기울여 고르고 제작한 덕에 동급 경쟁 모델보다 가볍고 빠른 스포츠카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운전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곧바로 불러올 수 있는 MCL(McLaren Control Launcher) 버튼을 눌러 출발 준비를 했다면 달려보자. 정교한 응답성과 안정적인 승차감은 본디 공존하기 어렵지만 750S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이빙의 피로감을 덜고, 트랙과 공도를 오가기에 무리가 없는 것. 더 크고 날렵해진 리어 윙도 한껏 펼쳐보자. 잠시 정차했는데 쾌적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올 때, 비로소 컨버터블을 타기 좋은 계절이 성큼 왔음을 느낀다.

파워트레인 M840T 엔진, 4.0L, V8 트윈 터보
제로백 2.8초
최고 출력 750PS
최대 토크 800Nm
가격 4억원대

Ferrari 296 GTS

location 시몬스 테라스/문의 1361-0377(페라리 반포)

location 시몬스 테라스/문의 1361-0377(페라리 반포)

이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듯 2.9cc에 6기통 엔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에서 작고 편의성에 초점을 둔 로드스터일 거라 생각했다. 먼저 e드라이브 모드로 주행을 시작했다. 페라리를 운전하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매끄러웠다. 순수 전기 모드에선 최대 135km/h까지 가속 가능하며, 25km를 주행할 수 있다. 곧 고속도로에 진입했고, 이 차의 반전 매력을 느낄 차례다. 드라이빙 모드를 ‘퍼포먼스’로 전환하고 가속페달에 힘을 실었다. 그제야 페라리에서 자주 듣던 배기음이 터져나왔다. 합산 출력 830마력, 제로백 2.9초를 실감할 틈도 없이 단숨에 100km/h에 도달했고, 민첩한 핸들링이 드라이빙 재미를 끌어올렸다. ‘운전의 재미를 완벽히 보장하는 차’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엔진은 편의성이 아닌, 차의 퍼포먼스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속도를 낼수록 차의 접지력은 선명해지는데, F1에서 핵심 기술로 통하는 ‘다운포스’가 제대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퍼의 티 트레이, 리어 범퍼의 스포일러 모두 다운포스를 위한 공기역학적 디자인이다. 하이브리드 엔진부터 외관 디자인까지 적당히 타협한 지점은 한 군데도 없다. 296 GTS에 장착된 V6 터보 엔진이 중량당 출력 부문에서 양산차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다. 게다가 GTS는 스파이더지만 쿠페인 GTB와 비교했을 때 오픈톱이기 때문에 실루엣 면에서 마이너스되는 요소가 하나도 없다. 오픈카에 대한 환상이 없는 이들도 첫눈에 반할 모델이다.

파워트레인 V6 터보 엔진
제로백 2.9초
최고 출력 830cv
최대 토크 740Nm
가격 4억원대

Lamborghini Huracan Evo Spyder

location 시몬스 테라스/문의 6181-1000(람보르기니 서울 센트럴)

location 시몬스 테라스/문의 6181-1000(람보르기니 서울 센트럴)

직선으로만 조각된 실루엣이 온몸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슈퍼카, 람보르기니를 몰고 드라이브에 나섰다. 우라칸 에보의 외장 컬러로 선택할 수 있는 베르데 기아 루치도는 채도가 낮은 금빛에 올리브색을 한 방울 섞은 컬러다. 뜨거운 가을 햇빛 아래서 음영이 부각되니 그 매력이 극대화됐다. 스파이더 모델이라면 더욱 중요한 인테리어도 살펴보자. 그레이 컬러에 오렌지 스티치가 들어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며, 카본 스킨과 알칸타라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해 럭셔리함도 갖췄다. 스티어링 휠, 통풍구, 각종 버튼 등에서 람보르기니의 상징과도 같은 헥사곤 테마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빨간색 커버를 열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압도적인 배기 사운드와 함께 주행 준비가 완료된다. 트랙이 아닌 일반 도로에선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해도 드라이빙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 밖에 일상에서 좀 더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스트라다 모드와 트랙에서 레이싱까지 할 수 있는 코르사 모드가 탑재됐다. 한적한 도로에서 분당 회전수(rpm)를 끌어올리니 10기통 엔진에서 비롯되는 짐승 같은 사운드, 팝콘이 튀는 듯한 배기음이 압권이었다. 곧 풀 체인지를 거쳐 양산될 우라칸은 PHEV 모델로만 출시할 예정이다. 자연 흡기 10기통 엔진을 장착한 우라칸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파워트레인 V10 자연 흡기
제로백 3.1초
최고 출력 640HP
최대 토크 61.2kg·m
가격 4억원대

Credit

  • Editor 김미나
  • Photographer 이현석
  • Location 시몬스 테라스
  • Art designer 진남혁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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