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LEBRITY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변요한, 고준, 고보결, 김보라와의 조우
모든 것이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 속에서 조우한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의 변요한, 고준, 고보결, 김보라.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변요한 & 고준

(변요한)재킷, 팬츠 모두 Bottega Veneta. 이너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고준)셔츠, 타이, 팬츠 모두 Bottega Veneta.
촬영할 때 두 분이 눈만 마주치면 웃더라고요. 드라마처럼 강렬한 텐션을 기대했는데 말이죠.
변요한(이하 ‘요한’) 형이랑은 워낙 자주 보기도 하고 친해요.
고준 운동하는 팀이 같거든요. 요한이가 팀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맡고 있죠.(웃음)
요한 그렇기도 한데, 사실 ‘고정우’(변요한)와 ‘노상철’(고준)의 대립하는 감정과 에너지는 현장에서 다 썼기 때문이기도 해요. 어설프게 작품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면 오히려 그때의 눈빛을 주고받으며 촬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모든 걸 쏟아내 지금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예요.
완전히 연소된 느낌이군요.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전과자가 된 ‘고정우’와 그를 쫓는 형사 ‘노상철’의 대립하는 감정은 여간 깊은 게 아니겠다 싶어요.
고준 ‘고정우’는 자기가 살인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른 채 11년을 복역하고 나온 인물이에요. 억울한 심정과 진짜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 사이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여있죠. 전 그런 ‘정우’를 연민이 아닌 범죄자로 바라봤어야 했고요. 현장에서 요한이는 연기가 아닌 실제 그 감정에 빠져 있는 사람 같았어요. 끝까지 그 온도를 유지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연기에 몰입하게 됐죠. 촬영하면서 한 번은 요한이가 그러더라고요. 되게 외롭고 고독하다고.
요한 감정 소모가 엄청났어요. 원작 소설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마을 묘사가 섬세해서 마치 그 지역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드라마는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마을, 특히 그 안의 사람들과의 관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요. 기본적인 건 세팅돼 있지만, 그 외에 이용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감정 대 감정뿐이었어요. 연기의 퍼포먼스로만 가야 하는 지점이 굉장히 많아 스스로 의지할 곳이 없었죠.

재킷, 팬츠, 에이프런 모두 Kenzo. 반지 Tom Wood. 이너 톱,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예고편을 보는데, ‘고정우’의 순간순간 눈빛이 영화 <들개>의 ‘정구’ 같은 거예요.
요한 <들개> 보셨어요?
고준 와, 저도요! 변요한이라는 배우가 처음 독립 영화에 등장했을 때 ‘저 파괴적인 느낌은 뭐지?’ 싶었는데 그 느낌이 이번 작품에 나왔어요. 촬영하면서도 요한이한테 <들개> 때의 느낌이 나온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죠. 근데 본인은 모르더라고.
요한 (말없이 웃음)
연출을 맡은 변영주 감독은 “대본과 변요한이라는 배우만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라고 말했어요. 이 작품에 닿기까지 가장 크게 작용한 건 뭐였어요?
요한 전 변영주 감독님과 고준 형 때문에 했고요.
고준 고맙다.(웃음)
요한 인생이라는 게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하루아침에 삶의 모든 것이 변한 인물이 그걸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 본성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작품을 준비하던 즈음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는데, 내가 ‘고정우’의 마음으로 이 작품에서 살고 나온다면 누군가는 그걸 보면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또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감히 제가 쉬이 얘기할 수 없겠지만, 배우로서 그 인물의 영혼을 최대한 담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고정우’에게 부여하는 세팅값도 일부러 없앴어요. 머리도 짧고 의상도 몇 벌밖에 없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요. 오로지 감정에만 집중했죠.
고준 전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 인물의 트라우마를 먼저 찾아요. 그 트라우마를 가지고 산 시간만큼 인물의 성격도 구축된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도 ‘노상철’의 트라우마를 찾으려 집중한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 ‘상철’과 ‘정우’ 둘 다 극의 서사가 흐를수록 점점 치유된다고 느꼈는데, 그 흐름을 타려고 노력했죠. 보시는 분들에게도 억울한 마음이나 그로 인한 상처가 있다면 이 두 인물처럼 치유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폴로 스웨터, 슈즈 모두 Tod’s. 와이드 팬츠 Maison Margiela.
‘고정우’의 마음으로 살아보려고 노력했다는 말이 마음에 남아요. 그들의 삶이 변요한과 고준에게 준 것은 뭔가요?
요한 간절함이요. 이 친구에게 무엇이 그렇게 간절했냐고 물어본다면 많은 걸 이야기할 수 있을 거예요. 나의 누명, 그로 인해 고통받아야 했던 가족, 친구, 여러 관계… 안타까울 정도로 이 친구의 삶은 간절함으로 가득 차 있죠. ‘고정우’로 살며 느꼈던 간절함을 지금 내 삶에 적응한다면 어떨까 하는 물음표가 제게 남아 있어요.
고준 ‘상철’이 치유받은 만큼 저 역시 많은 위로와 치유를 받았어요. 결국 이 작품 하면서 남은 건 치유 뒤에 찾아온 새로운 시작, 도전이 아닐까 싶어요. 제 안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쑥 올라왔어요.
요즘 두 분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화두는 뭐예요?
고준 일로서는 이 작품이고, 개인적으로는 사람이에요. 누구에게 마음을 열어야 하나, 어떻게 열어야 하나. 요즘은 자기 마음을 보여준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고,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워지죠. 반면, 요한이는 여리고 연약했던 시기가 지나 더 강해지고 단단해진 느낌이 들어요.
요한 그런가요? 전 요즘 초연한 상태인 것 같아요. 아무리 화가 나거나 힘든 상황에서도 ‘5분만 지나면’이라고 생각하면 어느새 행복해져 있더라고요.
<코스모폴리탄> 9월호는 창간 24주년을 기념하는 특집호이기도 해요. 두 분의 24살, 기억나요?
요한 대학교 1학년이었어요. 연기가 하고 싶어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에 입학했을 때의 설렘, 연기를 처음 시작하던 때의 순수한 마음 그 자체였어요.
고준 저는 암흑 속을 걷고 있었던 것 같아요. 희망도 없고 자격지심도 느꼈던,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였어요. 살다 보면 파도가 치잖아요. 20대의 저는 그 파도에 마냥 저항했던 것 같아요. 그 시기가 지난 지금은 다가오는 파도를 받아들이고, 이 파도를 어떻게 잘 타고 갈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죠.
요한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 감사합니다.
현명하네요.(웃음) 24살의 코스모가 인생의 선배인 두 분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어떤 말을 해줄래요?
요한 하던 대로 해.(웃음) 20년 했으면 장인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더 해줄 말은 없어요. 그렇죠?
고보결 & 김보라

드라마로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아요. 그간 작품 밖에서의 시간은 어떻게 보냈어요?
고보결 (이하 ‘보결’) <꽃, 별이 지나>라는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어요. 이 작품이 끝날 즈음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으로 인사드릴 수 있게 됐는데 너무 신나고 설레요.
보라 씨에겐 축하할 일도 있었죠!
김보라 (이하 ‘보라’) 맞아요.(웃음) 바쁘게 결혼 준비를 하고 신혼여행까지 다녀오고 나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첫 방송을 앞두게 됐네요. 촬영은 2년 전에 마치기도 해서 드디어 나온다는 감회와 함께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도 해요.
촬영과 방송 사이의 텀이 꽤 길었네요? 드디어 첫 방송을 앞둔 지금은 어떤 기분이 들어요?
보결 촬영하면서 배우들끼리 “와, 이 신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곤 했는데, 드디어 볼 수 있게 된 거잖아요. 감독님께서 워낙 배우들의 강점과 개성에 맞게 잘 끌어내주셔서 다른 배우분들의 장면도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해요.

튜브톱 드레스 Akris.
안 그래도 변영주 감독과 두 분의 케미가 궁금하던 참이었어요.
보결 감독님이 보라 배우를 천재 배우라고 극찬하셨거든요.(웃음)
보라 하하. 극찬을 받을 정도로 잘한 건 아니었고요. 제가 현장에서 막내다 보니 감독님이 귀엽게 봐주신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편안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말씀하셨죠.
보결 전 제가 준비한 것보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감독님의 디렉팅에 맞춰 연기한 신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몰랐던 감정이 막 쏟아져 나오는 경험을 처음으로 해봤어요. 제가 연기한 ‘나겸’의 상황만 인지한 상태에서 저를 그 안으로 던져보는 거죠. 생경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변요한 씨와 고준 씨가 표현하길, 외롭고 고독한 현장이었대요. 두 분에게선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져요.(웃음)
보결 전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 ‘나겸’도 연기하는 데 있어 외로운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평범하게 살던 ‘덕미’가 ‘나겸’이라는 톱스타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많은 걸 포기하고 치열한 싸움을 해야 했던, 긴장감을 많이 품고 있는 인물이에요. 그 과정에서 ‘나겸’이 포기해야 했던 것들을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
보라 전 그동안 조금 어두운 분위기의 역할을 주로 했었는데, 이번엔 밝고 쾌활한 인물 ‘하설’을 연기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당차게 표현하고,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친구거든요. 덕분에 전 선배님들과 다르게 너무 편하게 찍은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극 중에서 중요한 등장인물들을 스쿠터에 태우고 다니는데, 그 또한 너무 재미있었죠!

재킷 Golden Goose. 셔츠 Lauren Ralph Lauren.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SKY 캐슬> 등 제겐 두 분의 연기가 강렬하게 남은 작품이 있어서 그런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미지의 세계처럼 다가와요.(웃음) 앞선 작품들은 두 분에게 어떤 궤적이 됐어요?
보결 챌린지? 그러니까 전 아직 갈 길이 아주 먼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 존재하듯이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이 있다는 게 너무 즐겁고 그래서 연기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보라 제 성격이 무덤덤한 편이에요. 그래서 과거의 작품은 그 순간의 내가 최선을 다한 것이고, 지금은 또 지금의 나로서 잘해나가 보자 하는 마음가짐이에요. 아, 그건 있어요! 이미지 변신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제 평생 소원 중 하나가 반삭을 해보는 거거든요. 개인적으로 반삭을 할 순 있겠지만, 그래도 작품을 통해 보여드릴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웃음)
작품을 만난다는 건 선택의 연속이기도 하죠. 두 분에게 마음을 동하게 하는 이야기란 어떤 것이에요?
보라 ‘내가 얼마나 몰입했나’로 결정되는 것 같아요. 작품에 확 빠져서 봤다는 건 그만큼 표현을 잘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수사·스릴러 장르 역시 되게 좋아해 이 작품도 연락을 받자마자 하겠다고 했죠.
보결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품. 인생에 자그마한 것이라도 영향을 준다면 그게 제겐 좋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배우로서 그런 작품을 만나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가 되길 꿈꿔요. ‘인생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작품과 인물도 늘 기다리고 있고요!

(변요한)레더 재킷, 셔츠, 팬츠, 벨트 모두 Prada. (고준)레더 재킷 Versace. 데님 팬츠 Cos. 셔츠,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고보결)레더 셔츠, 레더 스커트 모두 Ferragamo. (김보라)크롭트 재킷 Juun.J. 이너 톱 Courrèges. 레더 미니 스커트 Juun.J.
Credit
- Feature Editor 천일홍
- Photographer 윤송이
- Hair 장해인/박창대
- Makeup 안세영/서아름
- Stylist 박초롱(변요한)/김나현(고준) / 박선희ㆍ박후지(고보결) / 이태희(김보라)
- Assistant 이나라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민경원
코스모폴리탄 유튜브♥
@cosmokorea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코스모폴리탄의 최신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