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를 찾기 위한 수단으로 ‘데이팅 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 <러브 아일랜드>의 출연자인 메건이 7일간 데이팅 앱을 ‘스와이핑’했다. 그녀는 괜찮은 남자를 찾는 데 성공했을까?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기록을 함께 살펴보자.
작년 이맘때쯤, 남자 친구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폭룡적’으로 데이트를 하던 시기가 있었다. 나는 매일 밤 데이트를 나갔고, 어떤 날은 하루에 2명을 연달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서두르지 않고, 좀 더 신중하게 데이트를 하려고 한다. 나는 오늘부터 7일 연속으로 데이팅 앱에서 만난 남자들과 데이트를 계획했다. 과연 그들 중에 내 ‘예비 남친’이 있을까? 첫 번째 남자는 셰프다. 그의 프로필은 꽤 흥미로웠고 사진 속 모습도 근사해 얼른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프로필상 키를 완전히 속였기 때문이다. 사실 키가 작아도 다른 매력이 훌륭하다면 전혀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키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건 매력이 반감되는 포인트다. 어쨌든 대화는 시작됐고, 근황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내 레스토랑 알잖아. 나는 음식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바꾸고, 그들의 꿈을 실현시켜줘”라며 허풍을 떨었다. 나는 애써 웃었지만 그의 말투는 절대 농담조가 아니었다. 그리고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의 비대한 자아를 보며 나는 짜게 식었고. 그가 더 이상 매력적이게 보이지 않았다. 자, 다음!
나는 빠르게 ‘케미’를 확인하기 위해서 시시콜콜한 잡담은 건너뛰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걸 좋아한다. 과거에는 30분 이내로 스파크가 튀지 않으면 탈출구를 찾곤 했다. 하지만 오늘 만난 남자는 조금 지루하긴 했지만 착한 사람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는 갑자기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물었다. 아직 그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라 당황스러웠다. 내가 마음에 들어서일까? 그저 <러브 아일랜드> 출연자를 만난 게 신기해서일까? 혼란스러웠다. 데이팅 앱은 때때로 남자에 대한 경계심을 곤두세우게 한다. 내 데이팅 앱 프로필에 쓰인 말이 이런 나의 모습을 투영한다. “안정적인 멘털을 가진 사람일 것, ‘상위 포식자’인 양 굴지 말 것, 첫 만남에서 성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 특히 <러브 아일랜드>에 비친 모습만으로 나를 판단하고 쉽게 보는 남자를 경멸한다.
수요일의 남자는 어제 만난 남자보다 낫길 기대하며, 우린 칵테일 바에서 만났다. 칵테일을 몇 잔 마신 그는 본인의 전 여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스페인 여자였다. 외모 칭송에 이어 험담도 시작됐다. 전 여친은 항상 좋은 곳으로 데이트하러 가길 원했고, 그는 매번 한 잔에 15파운드나 하는 칵테일을 사야 하는 것에 불만을 느꼈다. 나는 그와의 대화가 슬슬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데이트에서 지갑 열기 싫어하는 남자들을 위해 우린 왜 이렇게 시간 들여 옷을 차려입어야 하는 거야! 나는 내 술값을 계산하고 그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와 다시 볼 일은 없을 것.
오늘의 상대는 축구 선수. 이번엔 확실히 내 취향이다! 자기 관리가 잘된 외모의 그는 나를 메이페어 호텔 라운지로 초대했다. 나는 그곳 칵테일을 정말 좋아한다! 어제 만난 남자가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피식 나왔다. 라운지에 도착하자 그는 매너 있게 바 체어를 빼주었다. ‘포르노 스타 마티니’라는 재미난 이름의 칵테일을 마시며 우리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집으로 돌아갈 때쯤 그는 자신이 묵는 룸에서 보는 야경이 멋지다며 함께 올라가길 제안했다. 어린 시절의 나였다면 별 의심 없이 같이 호텔 룸으로 올라갔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은 조금 조심스럽다. 나는 그의 호의를 거절하고 호텔을 빠져나왔다. 집으로 돌아와 생각했다. 가끔 나의 높은 경계심 때문에 상황을 즐기지 못하는 건 아닌지. 하지만 첫 만남에 호텔 룸으로 초대한 건 확실히 무례했다. 그리고 그에게선 더 이상 연락이 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애프터’가 없다는 건 그의 목적이 다른 데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렇게 또 한 번 메이크업에 헛수고를 들였네?
새로운 날이 밝았고, 사랑에 대한 새로운 희망도 생겼다. 오늘 나는 또 다른 스포츠 스타와 점심 약속을 했다. 그는 럭비 선수다. 우리의 대화는 술술 풀렸고 술도 술술 넘어갔다. 그렇게 몇 잔을 마시고 난 뒤 그는 내게 양성애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흥미로운데? 왜 그렇게 생각했어?” 나는 물었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 대답했다. “’페깅’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 ‘페깅’이란 여성이 스트랩온 딜도를 차고 상대 남성의 항문에 삽입하는 행위다. 하…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짜게 식고 말았다. 설레는 첫 데이트인데 저런 말을 꺼내는 게 아무렇지도 않나 보다. 나는 최대한 정중하게 대화에서 벗어났고, 그 자리를 떴다. 오늘 밤은 간만에 푹 쉬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앱에서 새로운 매칭 알림이 떴고, 그는 ‘페이스 타임’을 하자고 했다. 점심 데이트 이후 아직 헤어와 메이크업을 유지하고 있던 터라 수락했다. 우린 몇 분 같은 몇 시간을 대화했고, 나는 정말 많이 웃었다. 성적인 대화 없이, 누군가와 평범한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이 대화를 통해 다시 데이트를 해볼 용기가 생겼고, 우린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다.
데이팅 앱이 있기 전엔 대체 어떻게 사람을 만났지? 토요일 오전, 헬스장에 가서 이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 항상 나와 같은 시간에 헬스장을 찾는 남자를 발견했다. 나는 그에게 언제 한 번 같이 운동할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그는 당황하더니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함께 운동하긴 힘들 것 같다고 더듬더듬 말했다. 그러고는 곧장 자리를 떠서 나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난 일요일의 데이트에 모든 희망을 걸었다! 우린 페이스 타임으로 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지만 아직 100% 그를 믿을 수는 없다. 이번 주 내내 내가 배운 게 있다면, 사람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 내가 바라는 게 있다면 그저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거다. 이 남자와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과연 이 남자와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이 도시에 나를 위한 남자가 한 명쯤은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