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침대 밖은 위험해? 란제리 룩에 대한 모든 것
요즘 대세 란제리 룩 알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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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NCHY
HISTORY
지난해 3월, 패션 위크 취재차 파리를 찾은 에디터는 한 쇼장에서 충격에 빠졌다. 그 쇼는 바로 미우치아 프라다의 미우 미우. 센슈얼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새시한 애티튜드를 지닌 모델들이 런웨이에 ‘팬티’만 입고 줄지어 등장했기 때문. 물론 이전에도 팬티를 런웨이에 올린 디자이너들은 많았지만, 미우치아의 팬티(이 다음부턴 우아하게 ‘브리프’라 말하겠다)들은 테일러드 코트, 셋업 카디건, 니트 터틀넥과 같은 클래식한 상의와 매치돼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브리프가 팬츠와 스커트 같은 하나의 완벽한 하의가 된 기념비적인 순간! 그중 쇼의 말미를 장식한 비즈 장식의 브리프들은 마치 빅토리아 시크릿의 판타지 브라같이 파워풀한 아이콘처럼 보였을 정도다. 미우미우의 앰배서더 엠마 코린(이 쇼의 클로징을 장식하기도 한!)은 몇 달 후 베니스영화제에서 이 컬렉션의 또 다른 브리프 룩을 입고 레드 카펫에 올라 이 패션이 더 이상 런웨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천명했다. 사실 브리프를 리얼웨이에서 소화한 셀렙이 그뿐만은 아니다. 1여 년 전 켄달과 카일리 제너 자매가 각각 보테가 베네타와 로에베의 브리프를 입고 거리에 올랐으니 말이다. 이들의 행보에서도 알 수 있듯 속옷은 이제 더 이상 그저 ‘속의 옷’에 머물러 있지 않다. 그야말로 하나의 완벽한 겉옷이 됐다. 지난 2022년 6월호와 7월호에 에디터는 다시 돌아온 글램 룩과 남자들의 노출에 대한 칼럼을 쓴 바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란제리 룩이 있었다. 기나긴 팬데믹의 종말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오른 그 시기에 마치 인간의 욕망이 폭발하듯 자신의 몸을 드러내는 패션이 빅 트렌드로 떠오른 것. “스웨트 슈트와 마스크 속에 자신을 꽁꽁 숨겨온 사람들이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거죠.” “1920년대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스페인 독감의 유행 이후 사람들은 보다 가볍고 느슨한 옷을 입었죠.” 패션 평론가들은 앞다퉈 이 현상을 분석했다. 무겁디무거운 팬데믹의 무게를 던져 버리고 싶었던 걸까? 란제리 룩이 이후 매 시즌 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란제리는 언제 처음 겉옷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걸까? 중세시대부터 여자들은 오늘날 슬립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슈미즈를 비롯해 코르셋, 크리놀린, 페티코트 등 다양한 속옷을 입어왔다. 그리고 속옷이 겉옷으로 이용된 첫 순간은 18세기에 이뤄졌다. 1783년 엘리자베스 비제 르 브룅이 그린, 슈미즈를 입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에서도 볼 수 있듯 당대 귀족 여성들은 드레스 안에 입던 슈미즈를 데이 드레스로 입었다. 물론 왕비가 속옷을 겉옷으로 입었다며 많은 비판을 받았듯, 슈미즈는 정복은 아니었다.

1925 Paul Poiret

1987 F/W Vivienne Westwood

1992 S/S John Galliano

2023 F/W Miu Miu
이후 돌체앤가바나, 존 갈리아노(1992 S/S 컬렉션 전체를 란제리에서 영감받아 완성했다!), 지아니 베르사체, 티에리 뮈글러, 톰 포드 등 란제리를 디자인에 적극 이용한 디자이너가 대거 등장했고, 1990년대 중반엔 슬립 드레스의 간결한 미학에 빠진 미우치아 프라다, 캘빈 클라인과 같은 미니멀리스트들마저 이에 가세하며 란제리는 디자이너들의 주요한 영감의 원천으로 등극했고 그렇게 여자들의 옷장에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 아이템이 됐다.

Marilyn Monroe in 1953

Madonna in 1990

Kate Moss & Naomi Campbell in 1994

Alexa Chung in 2023
FROM THE RUNWAY

VICTORIA BECKHAM











HOW TO WEAR

Kendall Jenner

MIU MIU 1백6만원.

PRADA 4백85만원.

ALEXANDER MCQUEEN 2백68만원.

NENSI DOJAKA 1백만원대.

BALENCIAGA 66만원.

DIESEL 56만원.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란제리 전공의 디자이너 넨지 도자카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란제리 룩은 여성의 상반된 두 모습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노출은 성별과 관계없이 그저 섹시하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다. “섹시하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행위예요.” 여성복뿐 아니라 남성복에 란제리 코드를 적용해 스타덤에 오른 루도빅 드 생 세르냉의 말을 통해 우리는 란제리 룩의 눈부신 가치를 알 수 있다. 그렇다. 란제리 룩은 그저 은밀한 패션이 아닌 위대한 ‘펑크’이자 세상의 편견과 선입견을 부수는(1850년대에 속바지 볼류머가 여성 복식 자유 운동의 상징이 됐던 것처럼!) ‘강력한 존재’다.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코르셋을 비롯한 란제리를 자신의 주요한 디자인 요소로 삼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터. 여자의 몸과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옷, 란제리. 우리는 디자이너 아제딘 알라이아의 말을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한다. “모든 아름다움의 근본은 몸이에요.”
Credit
- Editor 이병호
- Photo by imaxtree.com(런웨이)/getty images(셀렙)/ instagram
- Art designer 진남혁
-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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