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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다 임지연!
<더 글로리>의 찬란한 악역 ‘박연진’으로 배우 인생 2막을 연 임지연은 짜릿할 만큼 미움을 받았고, 이제는 어떤 이름으로도 불릴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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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어마어마한 성공, 체감하고 있어요?
그럼요. 솔직히 말해 처음부터 잘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 놀라운 건, 아직 시즌 2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반응이 이렇게 뜨겁다는 것. 시즌 2부터 진짜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지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반응에 너무 취해 있지 않으려 해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시즌 2에서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웃음)
대본을 오래 집요하게 분석하는 편이라던데요, ‘연진’과의 첫 만남은 어땠어요?
오만가지 생각을 했죠. 일단 한다고는 했는데, 너무 거대한 산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나에게서 이런 악한 모습을 끌어낼 수 있을까?’ 그러다가도 ‘할 수 있어! 그래, 이거 좋은데?’ 하기도 했죠. 방법론에 있어서도 ‘그냥 아무 감정 없는 악역을 만들어볼까? 이미 대사로 다 하고 있으니 모노톤으로 가볼까?’ 하다가도 ‘아니야, 완전히 널뛰기하는 끝판왕으로 가보자.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라고 왔다 갔다 하면서 결국 제가 찾은 건 ‘그냥 나로 하자’는 거였어요. ‘임지연에게서부터 시작하자. 내 목소리, 내가 평소에 쓰는 얼굴, 다 쓰자.’ 그렇게 잡은 후부터는 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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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에게서 출발한 박연진은 어떻게 형태를 갖춰갔나요?
저는 연진이가 갖고 싶은 걸 갖기 위해 노력을 해본 적이 없는 여자라고 생각해요. 싫은 건 싫은 거고, 갖고 싶으면 “어, 가졌네?”(웃음). 노력이란 걸 해본 적이 없으니까 “하면 안 돼”라는 것 또한 없는 사람인 거죠. 저는 종종 이렇게 생각했어요. ‘연진이는 진짜 모른다’고. ‘그러니까 죄책감이 없다’고. ‘동은’(송혜교)이가 절치부심해 찾아왔는데도 “왜 왔어? 네가 그렇게 태어났고 내가 이렇게 태어난 게 잘못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인 거예요. 작가님과 저는 “연진이가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찾지 말자”라고 했어요. 이 아이는 이런 환경 속에서 살아와서 상처가 있고, 집에서 학대를 당해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같은 이유를 찾지 말자고.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 것, 좋은 방법이죠.
맞아요. 폭력에 있어 그럴 수 있는 건 없으니까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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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가 임지연 배우를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미소 짓는 걸 보면서 ‘이 사람이다’ 생각했다는 후일담을 들려줬어요.
작가님이 “나는 연진이가 천사같이 생겼으면 좋겠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작가님과의 첫 만남 때 저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수더분하게 “허허허” 웃었는데, 그게 착해 보였나 봐요.(웃음) 제가 악역이 처음이라는 걸 듣고 “그래? 내가 한번 망쳐봐야겠다”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하. 저를 믿어주셨고, 그날 술을 왕창 마셨습니다.
인물 소개에 연진은 “천사의 얼굴에 악마의 심장”이라고 소개되죠. 그 천진하기까지 한 악의란 어떤 것일까요?
나쁜 사람이 항상 나쁜 짓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기분에 따라 잘해주거나 상냥해지기도 하죠. 그런 이중성을 잘 표현하려 했어요.
연진의 미소가 너무 아름다워서 더 소름이 끼치곤 했어요.
악해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다 빼려고 했어요. 그냥 웃고 싶을 때 마음껏 웃었죠. ‘나는 지금 가식이 아니야, 그냥 환하게 웃는 거야’라고 연진이로서 생각하면서요. 연진이는 기본적으로 ‘한번 놀아봐, 얼마든지 받아줄게’라는 태도잖아요? 그런 여유에서 웃음이 나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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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연기를 잘한 배우들이 늘 듣게 되는 말 있잖아요.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거 보니 실제로도 못된 거 아니냐.(웃음) 그런 말 들으면 어때요?
저는 대본을 받은 순간부터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연진이를 미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못 죽여서 안달이 났으면 좋겠다고요. 이 이야기에서는 연진이 나쁜 만큼 동은의 복수가 짜릿해지잖아요? ‘그런 말을 들으면 난 성공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한 만큼 어느 정도 알아주시는 것 같아 아주 뿌듯한 말입니다. 하하하.
가장 인상적인 연진의 대사 한 줄은?
“알아들었으면 끄덕여.”
와, 방금 끄덕일 뻔했네요.
여자가 하니까 더 좋지 않나요? ‘재준’(박성훈)이가 하는 거랑은 또 다른 느낌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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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에게 박연진이란?
이렇게까지 내가 하고 싶은 걸 멋대로 한 적이 있었나? 그 정도로 감독님이 모든 걸 열어주셨어요. 제가 마음껏 하고 싶은 걸 다 한 캐릭터에요.
선배인 송혜교와도 대등하게 합을 맞추면서 전혀 밀리지 않았죠. 서로 내뿜는 기운이 어땠어요?
제가 동은이의 교실에 찾아가는 장면이 <더 글로리>의 첫 촬영 신이었어요. 그래서 더 어색하고 묘하게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질 거예요. 2부에서 보시면 온갖 욕을 하면서 손이 나가기도 하는데요, 언니가 너무 베테랑이에요. 제가 뭘 해도 다 받아주고 편하게 대해주셨죠. 나중엔 정말 친해져서 언니 이상이 됐어요.
누군가를 미워해본 적이 있어요? 동은처럼 열렬한 애증을 품어본 적은?
흠, 누군가를 깊게 미워한 적이… 없네요. 저, 나름 괜찮게 살았나 봐요.(웃음) 다만 어릴 때의 상처나 기억은 굉장히 오래가더라고요. 동은이를 충분히 이해할 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릴 때 겪은 일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영화 속 신처럼 새겨지는 것 같아요. 저도 이번에 어릴 적을 상기하면서 ‘그래서 학교 폭력의 피해자들이 이렇게 아프구나’를 새삼 느꼈어요. 아역 배우분들이 연기한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죠. <더 글로리>를 통해 학교 폭력 문제가 더 가시화되고,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희망을 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해요.

임지연 배우가 원톱으로 견인한 스릴러 시리즈 <장미맨션>을 재미있게 봤어요. 몰입력 있게 서스펜스를 표현한다고 느꼈죠.
애틋한 작품이에요. 언니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지나’는 저와 닮은 부분이 많았거든요. 자격지심도 있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을 자책하면서 어떻게든 악바리로 살아가려는, 혼돈과 혼란의 시기에 있는 여성. 제가 또 둘째 딸이거든요. 그래서 지나를 보며 더 공감했죠. 제 내면의 불안감과 결핍을 이끌어내고, 표현할 수 있어 좋았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 ‘서울’, 영화 <유체이탈자> ‘문진아’를 보면서 액션을 시원시원하게 하는 배우라는 것도 알게 됐어요.
저 액션팀에게 칭찬 많이 받는 배우예요. 몸 쓰는 거에 욕심 있거든요. 승부욕도 있어 대역 없이 내 몸으로 내가 잘해 보이겠다는 욕심이 강해요. <종이의 집>에서는 장총을 다루는 용병 역할이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날고 기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원작에 없는 건 나밖에 없잖아?’라는 생각으로 자유롭게 연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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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리프트 80kg을 친다면서요?
원체 골격이 작고 뼈도 가늘고 조금만 살이 빠져도 근육까지 싹 빠지는 볼품없는 몸이에요. 그래서 근육을 정말 키우고 싶었고, 그만큼 운동량이 많습니다. 하루 2시간 이상은 꼭 웨이트를 해요. 몸을 키우려고 한 건데, 운동을 하다 보면 잡생각이 없어지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오늘 5kg만 더 들자’ 이 생각에만 미쳐 있으면 어느새 2시간이 훌쩍 가요. 그리고 맛있는 걸 먹는 거죠!
어떤 캐릭터를 입을 때 제일 편하다고 느껴요?
편한 건 없습니다. 하하. 연진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줄 알았는데, 지금 제가 촬영하는 <마당이 있는 집> ‘상은’이가 더 힘들어요. ‘연진이가 쉬웠던 거구나, 그때가 그립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촬영 중인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의 상은은 어떤 사람인데요?
남편에게 매 맞고 사는 여자예요. 그러나 좀처럼 자신의 상처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어두운 캐릭터죠. 김태희 선배님이 맡은 ‘주란’의 캐릭터와 대비되는 인물이에요. 가족 스릴러인데, 결국 두 여자가 접점을 찾아가면서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의미를 회복하는 이야기입니다. 상은에 비하면 연진이는 쉬웠어요.(웃음) 머리가 터질 것처럼 어렵긴 하지만,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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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와 합을 맞추는 건 어때요? 송혜교, 김태희 등 선배 여배우들과 자주 합을 맞추네요.
태희 언니, 천사예요. 너무 좋아요.(웃음) 여성 선배분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은, 너무너무 좋습니다. 선배들의 현장에 임하는 태도, 연기, 모든 것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워요. 제가 “언니, 언니” 하면서 거리낌 없이 다가가는 편이고 언니들도 그 마음을 잘 알아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좋은 관계를 만들고 있죠. 다음엔 전지현 선배님과 함께 연기해보고 싶네요!(웃음)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은 뭐예요?
연진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뭐 하고 싶냐고 물으면 딱 “악역이요”라고 답했는데, 이제는 뭘 하는 게 좋을까요? 흐흐. 제대로 된 여성 액션물도 도전해보고 싶고, 한없이 엉뚱한 여자도, 아주 현실적인 여자도 연기해보고 싶네요.

어떨 때 스스로 프로페셔널하다고 느끼나요?
저는 제 대사만 외우지 않아요. 상대방의 대사까지 외워버리죠. 저만의 암기 공식이 있거든요. 상대 대사를 외우고 있으면 리액션이 달라져요. 선배님들께 배운 소중한 연기법이죠.
전쟁 같은 현장에서 내 영혼을 지키기 위해 하는 방법이 있어요?
나를 지키기 위해선, 우선 한 명의 스태프로서 책임감을 가지는 게 중요해요. 힘든 상황이라도 칭찬하고 으쌰으쌰하면 즐겁게 일할 수 있잖아요. 저는 저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 동생들에게도 ‘언니’라고 부르는 습관이 있는데요, 막내 스태프라고 마냥 편하게 대하고 싶지 않거든요. 동료로서 그들을 최대한 존중하고 싶어요.
당신은 무엇을 믿나요?
사실 전 연기를 타고나게 잘하는 친구들을 늘 부러워했어요. 동물적으로 끼가 많은 친구들이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날고 기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전 ‘나는 타고나지 않았으니까 엄청난 연습과 분석으로 해낼 거야’라는 마음을 늘 바탕에 깔고 있었죠. 근데 그렇게 채워가다 보니 제게도 재능이라는 게 요만큼은 있더라고요. ‘내가 이렇게까지 못한다고?’ 싶은 순간들을 견뎌내고, 좌절하고, 또다시 일어나면서 어느새 그 과정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재능은 누구에게나 다 있다는 사실을 믿어요. 노력과 연습을 거듭하면, 분명 그걸 알아챌 수 있을 거예요.
Credit
- Feature Director 이예지
- Photographer 장덕화
- Stylist 조운진
- Hair 조미연
- Makeup 이나겸
- Assistant 박한나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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