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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박사] 김소현이 말한 '살아 있는' 촬영장이란?

복잡미묘한 감정, 숨기고 싶은 콤플렉스, 사랑 앞에서 솔직한 마음까지. 드라마 [연애박사] 속 청춘의 군상을 이토록 사랑스럽게 표현한 김소현의 얼굴을 마주했다.

프로필 by 김미나 2026.11.02
니트 셋업 Erdem. 양말,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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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박사>가 2화까지 공개된 시점입니다. ‘유진’(김소현)이 ‘민재’(추영우)에게 키스하는 게 마지막 장면이었죠. 진도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어요.

뒤로 가면 재밌는 장면이 더 많습니다.(웃음) 저도 대본을 보면서 놀랐던 포인트가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 너무 많은 거예요. 자칫 뻔할 수 있는 장면에서 뒤통수를 ‘딱’ 때리죠.



지난 작품인 드라마 <굿보이>를 촬영하면서는 ‘T’가 됐다고 인터뷰했는데, <연애박사>로 인해 다시 말랑한 사랑의 감성이 차올랐는지 궁금해요.

로맨스 작품을 한다고 해서 바로 ‘F’가 되지는 않지만, 확실히 캠퍼스물이다 보니 풋풋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또 저희 드라마가 마냥 설레기만 한 게 아니라 쓴맛, 신맛, 매운맛 등 다양한 감정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보니 저 역시 그 영향을 많이 받았죠.



지금껏 보인 ‘유진’의 행보로 봐서는 확신의 ‘안정형 여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불의를 참지 않고, 확신이 있으면 직진하잖아요. 집에서 사랑받는 딸이기도 하고요.

글쎄요.(웃음) 제가 본 ‘유진’은 안정형은 아닌 것 같아요.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둘이 연애하는 걸 보고 있으면 약간 회피형과 불안형의 연애 같다?(웃음) 사실 저희 드라마가 해석의 여지가 정말 많은 작품이에요. 배우와 안판석 감독님, 촬영감독님이 바라보는 방향도 저마다 달랐죠. 그래서 서로의 해석이 만나는 중간 지점을 끊임없이 찾아가며 완성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가일 패턴 카디건 Ports International. 블라우스, 리본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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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씨는 ‘유진’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하려 했나요?

처음 대본을 받고 든 생각은 ‘잘못하면 살짝 미워 보일 수도 있겠는데?’였어요. 그래서 안판석 감독님에게도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렸죠. 그런데 오히려 있는 그대로 하라고 조언해주셨어요. 포장하려고 하는 순간 ‘유진’의 개성이 사라진다고요. 그래서 ‘유진’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연기하려고 했어요. 사실 저조차도 미운 점이 있잖아요. 누구한테도 안 보여주는 저만의 콤플렉스요. 사람마다 그런 점이 있기 마련인데, ‘유진’도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제 잣대를 들이밀어 ‘유진’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덕분에 훨씬 입체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소현 씨와 비슷한 구석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유진’이 솔직하고 편안한 모습을 자주 보이다 보니 감독님도 제 실제 모습을 많이 담아내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소소한 습관들을 그대로 표현해보려고 했죠. 걸음걸이라든지, 불편한 자리에서 나오는 몸을 흔드는 습관 등. 드라마를 보며 ‘아, 내가 저렇구나’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을 정도로 평소 저의 모습을 많이 살렸어요.



그렇게 연기했던 적이 또 있나요?

보통 저의 일부를 끌어와서 연기하긴 하지만 캐릭터 성격과 섞어서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되거든요. 그런데 <연애박사>는 유난히 연기한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정말 제게 일어나는 현실 같았죠.



촬영 현장 분위기도 무척 편안했나 봐요.

맞아요. 감독님의 현장은 모든 게 다 준비돼 있어요. 그냥 배우가 가서 바로 연기를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죠. 신에 따라 리허설에서도 카메라 롤을 돌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잘 나오면 바로 ‘오케이’가 나기도 하죠. 되게 자유롭고 살아 숨 쉬는 현장 같았어요. 그래서 더 애틋해요.



스틸레토 힐 Roger Vivier. 미니드레스, 스타킹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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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씨도 지금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잖아요. 현장에서 연기할 때는 몰랐던 감정이 새롭게 느껴지진 않던가요?

아무래도 현장에서는 제가 나오는 장면에만 온 신경이 집중돼 있었다면, 지금은 ‘민재’ 사이드의 이야기도 많이 보잖아요. 그래서 ‘민재’의 일상이라든지, 혼자만 가진 아픔이라든지 이런 장면을 보는 게 무척 새롭고 신기했어요. 나는 몰랐던 남자 친구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죠.



추영우 배우와는 촬영 이후에 더 많이 친해졌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저희가 실제로 동갑이기는 한데 극 중에서 ‘민재’가 선배고, ‘유진’이 되게 깍듯하게 잘 따르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약간의 거리감이 있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친해지면 연기할 때도 격 없이 편한 모습이 살살 묻어날 수 있잖아요. 리허설도 많이 하지 않았어요. 그때그때 떠오르는 리얼한 감정과 리액션이 튀어나오는 걸 감독님이 더 좋아하셨거든요. 다행히 저희의 호흡이 되게 잘 맞았어요. 상의하지 않았는데도 서로의 애드리브를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있더라고요.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어요.(웃음)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소현 씨의 배려도 한몫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함께 작품을 한 동료 배우와 스태프들로부터 미담이 끊이지 않아요.

하하. 사실 저희는 늘 선택받는 직업이다 보니까 저도 가끔은 왜 저를 캐스팅하시는지 궁금할 때가 있어요. 제일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안정적인 편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심하게 긴장되거나 불안해도 겉으로 티가 잘 안 나거든요.(웃음) 어떤 상황에서도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하니까 그런 면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또 커리어적으로 경력이 좀 되다 보니 스태프분들이 안정감을 느끼시나 봐요. 그런 점이 개인적으로 저를 좋아해주시는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웃음)



상대 배우와 언제나 티키타카를 할 준비도 돼 있고요.

그냥 많이 열어놓는 편인 것 같아요. 상대방이 어떻게 연기를 해도 다 받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요. 상대 배우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최대한 수용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함께 만들어보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을 때도 자연스럽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요.



트랙 재킷 Coach. 스커트 Onitsuka Tiger. 이너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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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슛 들어가기 전까지도 상대 배우와 많은 대화를 나누겠네요?

상대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즉흥적인 호흡이 더 잘 맞는다면, 거기에서 오는 재미가 또 있으니까 오히려 상의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도 예측 불가한 리액션을 좀 즐기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만약 상대 배우가 미리 합을 맞추는 걸 좋아한다면, 거기에 따르기도 하고요.



촬영 현장은 어떤 유형의 사람을 만날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 같은 곳이잖아요.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그런 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는지 궁금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일상이다 보니 걱정은 하지만,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던 것 같아요. 한번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스트레스받으니까 내려놓으려는 훈련을 많이 했죠.(웃음) ‘일은 일이다!’라는 마인드로요.



오랫동안 연기를 하려면 꼭 필요한 마인드일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내향적이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공간에서는 말도 거의 못 했고요. 제가 늘 말없이 가만히 있으니까 누군가는 ‘기분이 안 좋나?’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사실 그냥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얼어붙은 거였어요. 그런데 이 성향이 일을 할 때 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깨부수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인사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요. 스스로를 말랑말랑한 상태로 만들어서 어떤 상황이든 유연하게 받아들여보려고 한 거죠.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게 노력한다고 바뀌긴 하는 걸까’ 하고요. 그래도 20대 중반부터는 촬영장이 조금 편안해진 느낌이에요. 그때 ‘아, 내가 조금은 성장을 했나 보다’ 생각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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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작품을 잘 만나고, 또 잘 보내줘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잖아요. 유난히 후폭풍이 심했던 작품도 있나요?

제일 힘들었던 게 <후아유 – 학교 2015>였어요.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고, 또 1인 2역이었고, 촬영하는 과정도 큰 도전이었거든요. 무엇보다 제가 그 드라마를 너~무 사랑했던 나머지, 헤어지고 싶지가 않았어요. 촬영이 끝나고도 몇 달을 OST 들으면서 혼자 울고 그랬거든요.(웃음) 그에 비하면 지금은 잘 보내주는 편이에요. 작품이 끝나면 여행을 다녀오는 루틴이 생겼는데, 확실히 리프레시가 되고 일상으로 빨리 돌아올 수 있더라고요.



<연애박사> 촬영을 마치고는 하와이에 다녀왔죠? 그곳에서 가져온 기분 좋은 추억이 있나요?

하와이에서 거북이 스노클링을 했어요. 한국인들 필수 코스잖아요.(웃음) 그 투어를 진행한 가이드가 저와 함께 여행 간 친구의 지인이기도 해요. 그래서 셋이 엄청 친해졌어요. 타지에서 친구를 사귄다는 게 되게 설레는 일이더라고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데, 그때마다 하와이의 추억들이 생각나서 일상을 살아가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죠.(웃음)




시간이 흘러도 꼭 지키고 싶은 김소현다운 면모가 있나요?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들을 잘 들여다보면 순수한 마음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저에게도 아직 그런 동심이 남아 있다고 믿는데, 이 마음을 잘 간직하고 싶어요. 그래서 언제 봐도 저만의 편안한 바이브를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죠.



김소현이라는 드라마가 20부작이라면, 지금 몇 부쯤 왔나요?

한 5회? 한창 달려야 하는 시점이에요. 아직 보여줄 것도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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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피처 에디터 김미나
  • 포토그래퍼 안상미
  • 헤어 안홍문
  • 메이크업 이윤영
  • 스타일리스트 최자영
  • 어시스턴트 정주원
  • 아트 디자이너 김진림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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