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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가 지지하는 여성, 스스로 품위를 완성하는 배우 김민하

넘어질지언정 주저앉지 않는 마음. #SupportHER의 주인공 배우 김민하를 만나다.

프로필 by 천일홍 2026.09.01
카디건, 브라톱, 스커트 모두 Mark Gong. 슈즈 Gianvito Rossi.

카디건, 브라톱, 스커트 모두 Mark Gong. 슈즈 Gianvito Rossi.

재킷, 셔츠, 팬츠, 벨트 모두 Bottega Veneta.

재킷, 셔츠, 팬츠, 벨트 모두 Bottega Veneta.


인사치레로 건네는 말이 아니라, 온 편집부가 김민하 배우와의 만남을 고대해왔어요. 그 첫 만남이 <코스모폴리탄>의 창간 26주년을 기념하는 #SupportHER 캠페인이라 더 뜻깊습니다.

와, 감사해요! 너무나 의미 있는 지면이라 저도 고민 하나도 안 하고 바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코스모폴리탄>과 함께하는 첫 작업이기도 하고요. 설레는 마음으로 왔어요.



‘Fun Fearless Female’은 <코스모폴리탄>의 근간과도 같은 슬로건이자, 추구하는 여성상이기도 해요. 김민하식으로 해석한 ‘Fun Fearless Female’은 어떤 여성인가요?

아까 영상 콘텐츠를 찍을 때, ‘Fun Fearless Female’에 이어 ‘Voice’라는 단어로 표현해봤어요. 전 그 단어가 좋았어요.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조용히 묵인할 수도,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것 자체가 용감한 일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 슬로건을 들었을 때 위로받는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용감하게 내 목소리와 내 속도대로, 내 색감대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굉장히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디지털 콘텐츠 촬영 때 멋진 여자에 대해 묻는 질문에 우아하게 나의 소신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도 말했죠. 민하 씨가 우아하게 지켜나가고 싶은 소신이 있다면요?

나를 지키는 일이 다 해당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나를 지키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도 배려해주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일. 언젠가 제 그릇이 더 커져서 나뿐만 아니라 그들까지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신이자 가치예요.



카디건, 니트 톱 모두 Miu Miu.

카디건, 니트 톱 모두 Miu Miu.


인터뷰를 준비하며 김민하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봤어요. 사랑이 많은, 주체적인, 신념과 취향이 확고한…. 여러 표현이 떠올랐는데, 지금 김민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표현은 뭔가요?

말씀해주신 그런 표현들,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웃음) 실제로도 저에 대해 굉장히 강해 보이고, 야무져 보이고, 똑똑해 보인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매일 덤벙거리기도 하고,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에 의심도, 좌절도 많이 하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해요. 물론 저 역시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자극이 있으면 푹 꺼져버리는 말랑말랑한 사람인데, 반대로 훅 꺼졌다가 다시 나올 수 있는 면이 있죠. 그래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탄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텍스처가 있네요?

맞아요. 여러 모습이 담겨 있죠. 굉장히 나약하면서도 그만큼 진득한 사람. 마치 왁뿌볼이나 말랑이처럼요.(웃음)



슬리브리스 톱 Maje. 팬츠, 벨트 모두 Self-Portrait. 모자 Loro Piana. 슈즈 Camper.

슬리브리스 톱 Maje. 팬츠, 벨트 모두 Self-Portrait. 모자 Loro Piana. 슈즈 Camper.


넘어지면 사실 아프잖아요. 그 아픔을 툭툭 털어내는 탄력성은 어떻게 발휘되나요?

모든 건 끝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실만을 믿으며 아프면 아픈 대로 느끼죠. 슬프고 아픈데 어떻게 하겠어요. 그걸 애써 무시하고 반대로 가려고 하면 더 아파지고 골이 깊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럴 땐 ‘그래, 나 지금 아프고 슬퍼’ 인정하고, 이 아픔에도 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죠. 그럼 또 어느 순간 일어나 있더라고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웃음) 현명하네요.

솔직해야 하는 것 같아요. 보통 사람들은 안부 인사를 건넬 때 “요즘 어떻게 지내? 잘 지내?” 하고 물어보면 입버릇처럼 “잘 지내~”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을 땐 “나 요즘 못 지내. 근데 난 지금 내 상태를 인지하고 있고, 결국엔 괜찮아질 거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어때요? 지금의 민하 씨는 잘 지내고 있나요?

요즘 사실 체력이 조금 떨어졌는데…(웃음) 그래도 일을 할 때 워낙 에너지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그래서 네! 굉장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재킷, 셔츠, 팬츠, 벨트 모두 Bottega Veneta. 슈즈 Lemaire.

재킷, 셔츠, 팬츠, 벨트 모두 Bottega Veneta. 슈즈 Lemaire.


가장 최근작이었던 영화 <하나 코리아>를 보며 또 한 번 느꼈어요. 김민하가 펼쳐내는 세계는 이리 넓고도 다채롭구나. 전쟁과 상실을 겪은 ‘선자’로 시작해 죽음 앞에서 다시 삶의 의지를 되찾는 ‘희완’과 IMF 시절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미선’의 삶을 지나 낯선 땅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는 탈북민 ‘혜선’의 삶까지. 시대와 경계를 초월하는 여정이죠.

<하나 코리아>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누군가의 일기 혹은 편지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이 사람이 발버둥을 치면서 이 땅에 발붙이려고 노력하는구나. 그걸 끊임없이 상기하면서 연기를 했죠. ‘혜선’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감히 저는 상상할 수 없는 삶이지만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연기하고자 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단 탈북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정말 열심히 살고 있잖아요.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는 그 자체로 칭찬받을 만한 삶이고, 그러니 서로를 안아줄 수 있지 않을까. 결국 <하나 코리아>는 이런 보편적인 위로를 전하는 작품이라는 걸 느꼈어요. ‘혜선’이라는 역을 더욱 소중히 품게 됐죠.



보편의 위로를 건네지만, ‘혜선’을 탈북민이라는 틀로 일반화하지 않는 시선이 참 따뜻했어요. ‘혜선’과 같은 여성이자,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어떤 연대를 느꼈나요?

매일 새로운 일과 상황에 직면하고 적응하는 사람. 원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차근차근 이뤄나가야 할 것도 많은 상황. ‘혜선’과 다를 것 없이 나 역시 보통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연대를 느꼈어요.



일반화란 ‘혜선’에게만 주어지는 시선은 아닐 거예요. 사람들이 민하 씨에게 갖는 가장 큰 오해가 있다면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저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오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직업 특성상 모든 사람이 좋게만 보실 수 없다고도 생각하고요. 때로는 그런 시선이 버겁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그 이유를 인지한다면 방향성 역시 잘 잡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재킷, 톱, 스커트, 브리프, 귀고리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재킷, 톱, 스커트, 브리프, 귀고리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기 때문에 시선이 어떻든 굴하지 않고 걸어간다는 거죠.

네. 전 정형화된 길을 가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 누군가에겐 낯설 수 있지만 묵묵히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또 여러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언젠가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려고요.



그 길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의 단독 사회자도 있겠고요. 축하해요!

감사합니다.(웃음) 지금 열심히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서 ‘떨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어요. 주변에서도 축하 연락을 많이 주셔서 정말 기뻐요. 사실 지금 너무 떨리는데, 그 순간이 다가오면 꼼짝없이 마주해야 하잖아요. 잘해봐야죠!



10년을 강산도 변하는 시간이라고 표현하잖아요. 배우로 살아온 10년이라는 시간이 김민하에게 남긴 변화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벌써 10년이 지났다고?’ 이런 기분인데(웃음), 그 시간은 저를 변하게 해줬다기보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차곡차곡 경험을 쌓으며 제 가치관과 취향을 확고히 다져온 시간이죠. 너무 많이 실패했고, 배웠고, 얻은 게 참 많았던 시간.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제게 너무 필요했던 시기이자 예쁘고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김민하와 함께하는 올해 #SupportHER 캠페인은 말 그대로 “여성이 여성을 지지한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이 말처럼 지금의 김민하가 있기까지, 당신에게 무한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준 존재에 대해 듣고 싶어요.

소신을 지키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가는 사람을 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그런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내 영역을 넓혀가고 싶다는 동력을 얻곤 했죠. 아주 가까이에는 저희 가족.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장 존경하는 분이 할머니예요. 그리고 엄마, 아빠, 언니들이 없는 삶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큰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제 친구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주면서(웃음) 저를 저로 만들어줬죠.



김민하를 보며 꿈을 키워가는 여성들에겐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요?

그런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은데요, 자신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어요. 천천히 바람도 만끽하고, 지금 이 순간과 자신만의 계절을 잘 느끼며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요.



김민하가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여성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질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해요. 온 마음으로 김민하가 지지하고 싶은 여성은 누구인가요?

피아니스트 손열음 님. 그를 열렬히 응원하는 오랜 팬이에요. 손열음 님이 가진 에너지와 온도가 음악에 녹아 많은 이들을 위로해주고 있다고 전하고 싶어요. 연주가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났는지도 체감하지 못할 만큼 늘 매료되어 바라보게 돼요. 강인함을 잃지 않는 그 모습을 너무나 닮고 싶습니다. 언제나 바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온전한 쉼이 필요할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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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피처 에디터 천일홍
  • 포토그래퍼 윤송이
  • 헤어 장혜연
  • 메이크업 황희정
  • 스타일리스트 이경은
  • 어시스턴트 정주원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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