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최애의 사원' 배우 차우민이 생각하는 아이돌의 삶이란?
매일 좋아하는 것을 차곡차곡 쌓으며 자신만의 리듬으로 하루를 꾸려가는 차우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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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데님 팬츠 모두 Bottega Veneta. 티셔츠 Enfants Riches Déprimés. 이어 커프, 반지 모두 Repossi. 슈즈 Christian Louboutin.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누군가의 아이돌로 살아가는 삶은 어때요? 한창 드라마 <최애의 사원>에서 ‘남다름’(김혜준)의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죠.
일단 아이돌에 대한 존경심이 강해졌습니다. 나는 정말 연기 열심히 해야겠다!(웃음) 그리고 아이돌이든 그렇지 않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아이돌을 ‘우상’이라고도 표현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겐 이상과도 같은 존재죠.
이 작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근래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도 제 일이잖아요. 그렇다면 나를 좋아할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답은 어떻게 찾아가고 있어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차우민이라는 사람을 바라봐주시는 것 같아요.“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게 좋았다”, “이런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좋다”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덕분에 내가 가진 확고함을 계속 이야기해도 괜찮겠다는 걸 느껴요. 그런 부분에 있어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오늘 화보처럼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것들에도 도전하면서요.
데님 재킷 Monostereo by San Francisco Market. 반다나 Botero.
단순히 작품 속 캐릭터가 아니라, 차우민이라는 사람을 좋아한다. 큰 마음이네요.
제가 좋아하는 우상들을 떠올려보면, 물론 그들의 연기가 좋았지만 저도 그 사람들의 삶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들이 걸어간 자취가 멋있고 따라가고 싶은. 저도 언젠간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궁금한데요? 차우민의 우상.
아아~ 너무 많아요! 제가 늘 확고하게 이야기하는 히스 레저. 그리고… 아, 너무 많은데! 저 이거 밤새 이야기할 수 있어요.
해볼까요?
어떻게 맥주 몇 개 사올까요?(웃음) 일단 히스 레저는 너무나 젊은 나이에 그의 재능이 져버려서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그가 남기고 간 걸음들이 참 좋더라고요. 그의 자전적인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를 보면서도 저 또한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류승범 선배님도 너무 좋아합니다. 제가 뒤따라가고 싶은 길이에요.
셔츠, 볼캡 모두 EnoughOne.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돌력이 심상치 않던데 ‘이찬’을 준비하면서는 어땠어요? 넷플릭스 드라마 <멜로무비>의 ‘우정후’를 연기할 땐 밝은 노래를 들으며 촬영장에 갔다고요.
이번엔 아이돌에 대해 정말 많이 공부했어요. 촬영 기간 내내 K팝만 열심히 듣고요. 사실 중간에 살짝 힘들어지는 순간이 있었어요. 평소 취향과는 다른 음악을 들으니 제 본래 취향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죠. 그런데 진짜 신기한 게, 정말 좋아하는 재즈 음악을 들었는데 어떤 감흥도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때 너무 놀랐어요. ‘뭐지? 취향이 이렇게 바뀌는 건가?’ 싶었죠. 촬영을 모두 마치고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첨밀밀’을 들었거든요? 그때 정말 행복했어요. 내 취향을 잊은 게 아니었어 하고요.
하하. 다행이에요. <최애의 사원>에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나를 충전해줘>도 공개를 앞두고 있어요. 이 작품에서도 배우를 연기하네요?
맞아요. <나를 충전해줘> 촬영이 끝나고 바로 <최애의 사원>에 들어가게 돼서 캐릭터의 대비를 어떻게 두고 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찬’은 ‘다름’의 우상이자 아이돌 출신 배우, 그리고 회사에선 이사기도 하니까 일을 하는 순간에 무게감을 주고, 그 외엔 좀 더 라이트하고 템포감 있게 가져가자는 생각이었어요. <나를 충전해줘>에서 제가 맡은 ‘은호’는 여자 주인공 ‘보배’(채수빈)와 데뷔 작품을 함께 했고, 그때부터 ‘보배’ 누나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는 인물이에요. 한마디로 ‘찬’과 다르게 텐션이 낮은 친구죠. 그래서 ‘보배’ 누나와 있을 때 오히려 무게감을 확 빼고 가려고 했어요.
쉴 틈 없이 촬영하는 와중에도 K팝이 아닌 재즈를 듣는 순간이 필요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해요?
‘첨밀밀’을 듣습니다.(웃음) 이번에 두 작품을 촬영하면서는 중간중간 온오프를 할 수 있는 장치를 스스로 만들어놨어요. 가령 촬영이 끝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선 아무 생각하지 않고 만화책을 읽는다든지요.
후드 스웨트셔츠 Golden Goose. 데님 팬츠 Sankuanz by Adekuver. 귀고리, 목걸이 모두 Tasaki.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독서, 사진, 글쓰기 등 취미 부자로 유명한데 그 이유를 알겠어요. ‘나’로 있을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기 위함인가요?
맞아요. 취미 만드는 게 취미예요.(웃음) 최근에 새로운 취미를 또 만들어서 너무 바빠요.
어떤 취미가 추가됐나요?
한 1년 정도 꾸준하게 하고 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하하.
1년 뒤에 다시 만나야겠네요.
만나야죠! 아, 얼마 전엔 종합격투기를 배우러 갔다 왔어요. 한 번 다녀왔는데 조만간 또 가지 않을까 싶어요. 매트에서 나는 특유의 땀 냄새가 있거든요. 제가 유도를 했다 보니까 그 냄새를 맡는 순간 그때의 기억으로 확!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너무 좋았죠! 하키도 꾸준히 하고 있고, 자전거도 타고, 헬스도 꾸준히….
우민 씨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요. 저도 3일치를 하루에 다 사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헬스하고 돌아와서 밥을 먹고, 책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에 운동을 또 한 번 다녀오고, 집에 와서 혼자 사부작사부작하다가 저녁에 또 운동하러 갑니다.
이제 살짝 헷갈려요. 배우의 하루인지, 선수의 하루인지.(웃음)
저도요. 그런데 운동하는 게 저한테 잘 맞아요. 온오프의 장치로도 가장 안전하고, 운동 덕분에 더 건강해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그래도 저녁에 마시는 맥주 한 잔은 포기할 수 없어요. 하하.
데뷔 전에 수영도 한 걸로 알아요. 수영은 1초가 중요한 종목인데, 배우를 준비하면서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했다고요. 우민 씨에게 시간은 참 상대적인 개념이겠다 싶어요.
맞아요. 수영은 기록 경쟁이지만, 그렇다고 그 기록에 쪼들린 적은 없었어요. 배우를 준비하면서 오래 보자고 생각한 건 아버지의 영향이 큰데요. 처음에 이 일을 반대하셨는데,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10년이든 20년이든 장기전으로 보라고 하셨죠. 그래, 10년 보고 해보자! 했던 게 입시를 시작한 고2 때였어요. 내년이 딱 10년이 되는 해예요. 20년을 외칠 걸 그랬나 싶은데, 그래도 지금 부모님께서 제 카드를 들고 여행가 계세요.(웃음) 뿌듯합니다.
차우민의 취미는 온전히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일들이기도 해요. 혼자 있을 때 나오는 면모가 있다면요?
혼잣말을 많이 해요. 제가 고양이랑 뱀을 키우거든요. 뱀 이름이 마쿠인데, 마쿠가 최근에 탈피를 했어요. 그 모습을 10분 정도 쳐다보면서 “넌 좋겠다~ 옷 안 사도 되잖아” 하고 혼자 떠드는 시간을 보내요. 그러다 사색이라고 하기엔 부끄럽지만 혼자 생각에 빠지는 순간도 있고요. 그리고 사실 저 릴스도 많이 봐요.
릴스는 이제 필수 불가결한 것이 됐죠.
이제 릴스 없으면 안 돼요. ‘릴스 쓰레기통’이라는 단체 카톡방이 하나 있어요. 가장 친한 친구들과 각자 본 릴스를 공유하는 방인데, ‘이게 뭐야?’ 싶은 것들을 보내면서 서로 즐거워하죠.
셔츠, 볼캡 모두 EnoughOne.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금껏 연기한 인물들에 키워드를 하나씩 부여하는 루틴도 흥미로웠어요. 요즘 품고 있는 키워드는 뭔가요?
‘어리석은’이요. 방금 말씀드린 친구 중 하나가 식물은 고도로 발달한 기계와 다름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에 대해 저와 다른 친구 한 명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너무 허무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요. 인간이 고등 생물에 속하지만, 고도로 발달한 기계라 말할 수 없는 건 식물과 다른 ‘어리석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한 주제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웃고, 화를 내는 것도 어리석음이 있기 때문이고요. 그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요. 그 대화를 계기로 ‘어리석음’이라는 단어에 빠져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주제는 ‘나’로 귀결되더라고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질문은 정말 꾸준히 하는데도 여전히 모르겠어요. 지금은 변화하는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싶은데, 그마저도 하나의 정답으로 못 박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워요. 변화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내가 지금껏 지켜가고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내가 키우는 고양이와 뱀을 보살피겠다는 의지도 그렇고요. 그래서 좀 더 생각해보려고요.
본질은 남겨두고 탈피하는 과정일 수도 있죠. 마쿠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무언가들이 생겨나겠죠? 그렇다면 안이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도 충분히 단단해 보여요.
‘어리석은’의 어원이 ‘어리다’래요.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은 곧 어린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한 거죠. 저 또한 어리석고요.(웃음)
티셔츠 Enfants Riches Déprimés. 이어 커프 Repossi.
어려서 어리석은 거라면, 비로소 성숙해지는 날도 오겠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고 싶어요?
아직까진 제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확신이 안 서요. <스타크래프트>를 하면 처음엔 사방이 어둡고 맵이 아주 요만큼만 보이잖아요. 그러다 점점 맵의 반경이 커지면서 시야도 밝아지는데 꼭 지금의 저 같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조금씩 넓히다 보면 ‘나’라는 사람이 바로 보이는 때가 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어요.
올해가 150일도 안 남았대요. 150일이 가기 전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일단 여름이 가기 전 바다에 꼭 가고 싶어요! 그리고 두고 온 것에 미련을 갖는 마음을 버리는 것.
Credit
- 피처 에디터 천일홍
- 포토그래퍼 최은미
- 헤어 이혜진
- 메이크업 안세영
- 스타일리스트 남주희
- 어시스턴트 정주원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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