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원더풀스' 박은빈이 꼽은 결정적 장면
넷플릭스 [원더풀스] '은채니'로 돌아온 박은빈. 그에게 남긴 [원더풀스]의 남다른 의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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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은빈 씨와 함께한 여름날을 화보로 담고 싶었는데, 촬영 중 문득문득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 속 ‘은채니’의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맞게 보셨어요! 저는 주로 영상을 통해 보여지는 사람이다 보니, 사진 속 제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어떤 순간을 찍히는 상황에서 약간 멋쩍은 기분이 들거든요.(웃음) 그럴 때 차라리 캐릭터로 접근을 하면 편해져요. 오랜만의 화보기도 하고, 오늘은 ‘채니’ 이야기를 하러 왔기 때문에 ‘채니’의 엉뚱함을 꺼내 와 촬영했어요.
순간 이동 능력을 지닌 ‘은채니’를 연기하죠. 은빈 씨에게도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시간대의 어떤 곳으로 가고 싶어요?
과거든 미래든 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런데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적어도 후회는 남기지 않도록 미련 없이 살자는 게 제 모토가 됐어요.
데님 베스트, 데님 스커트 모두 We11done. 스니커즈 Jimmy Choo. 이너 티셔츠,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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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 촬영할 때 MBTI가 INFP라고 했잖아요. S에 가까운데요?
요즘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텐데’로 귀결되는 것 같아요. 특히 일할 땐 스스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S 성향이 강해져요. 반대로 일이 아닌 순간엔 또 엄청나게 N이 돼요. 그래서 밤이 길어요. 완전!
지금 은빈 씨가 한창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장면은 뭐예요?
올해가 데뷔 30주년이다 보니까 이 한 해를 정말 잘 보내야겠다고 다짐하며 2026년을 시작했어요. <원더풀스>와 <오싹한 연애> 두 작품이 공개되기도 하고, 새롭게 준비하는 작품도 있고요. 사실 몇 주년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닌데, 감사하게도 팬분들이 기대해주시고 특별하게 생각해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자축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이런저런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상상의 나래를 열심히 펼쳐보는 거예요. 팬분들과 함께하는 순간, 제 눈앞에 펼쳐질 광경을 머릿속으로 그리느라 매일 밤을 혼자 분주하게 보내요.(웃음)
<원더풀스>의 소개 글을 보면 “우연히 초능력을 가지게 된 동네 모지리들”이라고 설명돼 있어요. 박은빈의 방식으로 ‘은채니’를 소개한다면요?
세상에 심통이 나 있는 아이라고 느꼈어요. 한 마디로 심장이 아파서 여행을 못 하는 아이로 ‘채니’를 정의할 수 있겠지만, 결국 이 ‘모지리’들 안에 많은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면모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어디에도 갈 수 없었던 ‘채니’가 순간 이동이라는 능력이 생긴 것처럼, ‘경훈’(최대훈) 아저씨는 끈기가 없어서 어디에나 붙을 수 있는 끈끈이 능력이 생기고, ‘로빈’(임성재)은 유약했기 때문에 강한 힘을 얻게 되잖아요. 가질 수 없는 걸 가졌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행동할 것인가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요. 누구나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장르지만, 또 어떤 줄기로는 겉모습과 다른 이면을 보여주는 작품이죠.
니트 슬리브리스 톱 Eenk. 데님 팬츠 Re/Done.
공감해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스크리너를 보고 왔는데, 유쾌하고 코믹한 장면들 아래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느꼈거든요. 은빈 씨의 말처럼 어딘가 부족한 이들에게 생긴 초능력이라는 설정이나, 누군가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분더킨더’라는 존재 말이죠.
맞아요. 이 친구들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 아니라,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뿐 각자의 삶에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메시지가 좋았어요. 이 친구들이 세상을 구해냈을 때, 많은 이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그들이 직접 해냈다는 것, 그걸 서로가 알아준다는 것, 그게 저에겐 큰 위안으로 다가왔어요.
<원더풀스>를 정주행하고 이 인터뷰를 볼 분들을 위해 박은빈이 꼽는 ‘은채니’의 결정적 장면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나는 모월 모일 죽었다” 이 대사가 충격적이었어요. ‘이야기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주인공이 죽어버리네? 이 시리즈는 뭐지? 왜?’ 하는 궁금증이 절로 들었달까요?
그 장면을 기점으로 이야기에 확 몰입되더라고요.
맞아요.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후반부에 저(채니)를 비롯한 모지리들이 히어로가 돼서 세상을 구하는 장면이죠. ‘이 사람들이 히어로야?’ 싶은 존재지만, 서로 뭉쳐서 뭔가를 해내는 장면은 굉장한 통쾌감을 줘요. 그리고 이 작품엔 엔딩이 되게 많아요. 본편 엔딩, 후일담 엔딩, 쿠키 등 마지막 편집하는 순간까지 감독님의 고민이 담긴 장면들인데요, 보시는 분들에게 선물이겠다 싶은 것들도 담아두었어요. 개인적으로는 8부가 아니라 10부를 본, 꽉 찬 기분이 들더라고요. 추측컨대 엔딩을 보시고 “뭐야, 끝이야?” 하면서 상태 바를 확인하는 분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닐 겁니다!(웃음)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톱 Loewe.
박은빈 안에 존재하는 ‘히어로 마인드’에 대해 묻는다면요?
스스로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이 있어요. 불의나 비합리적인 일 앞에서 그냥 묵인하고 용인하기보다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제 안에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을 마주하면, 스스로 저만의 논리를 찾고 그걸 이야기하죠. 그럴 때 전 되게 용감해지는 사람인 것 같아요.
용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용기를 내나요?
그래서 많이 참고 살아요.(웃음) 그렇다고 제가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적어도 일상을 살아가면서 무조건 참는다고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걸 어른이 되면서 점점 더 느끼게 됐죠. 그럴 때 건강하게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그 표현을 잘해보려고, 끊임없이 담금질하고 있어요.
굉장히 강렬했던 사이코패스 캐릭터 <하이퍼나이프> ‘정세옥’ 다음으로 박은빈이 입는 캐릭터가 ‘은채니’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와요. 이전엔 싱그럽고 해맑은 ‘서목하’가 있었고요. 작품마다 이토록 다른 얼굴의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 역시 박은빈의 용기에서 기인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전 은근히 싫증을 잘 내는 타입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변화를 불안정하다고 느꼈다면, 이제는 변화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달까요? 한동안 ‘왜 사람들은 변하는 걸까? 왜 달라진 모습을 감당해야 하는 걸까?’ 싶어 슬펐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변화해가면서 서로의 톱니가 맞물린다고 생각해요.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며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하는 게 즐거운 일이 됐어요. 순간순간 달성하고 싶은 나름의 목표도 있었고, 그걸 해내는 순간 저에겐 굉장한 의미를 준 작품이 되죠. 다행히도 지금껏 제가 마음이 갔던 작품들을 시청자분과 팬분들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제가 옳다고 믿었던 길이 모두가 알아봐주신 길이 돼서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드레스 Loewe. 슈즈 Cueren.
<원더풀스>가 은빈 씨에게 남긴 의미는요?
드라마 <청춘시대>의 ‘송지원’을 좋아해주신 분들이라면, 이번 캐릭터도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작품의 내용도, 장르도 다르지만 둘 사이에 닮은 지점이 있거든요. <청춘시대>의 ‘지원’을 그리워하시는 분들에게 어쩌면 ‘채니’가 그 그리움을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원’처럼 밝은 캐릭터를 연기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더라고요. 오랜만에 밝은 ‘채니’를 만나 연기하는 건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함께한 유인식 감독님과 다시 만나 새로운 작품을 할 수 있는 것도 너무나 기쁘고요. 감독님이 이 이야기를 오랫동안 준비해오신 걸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이 작품이 세상에 선보여지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롭게 느껴져요. 부디 보시는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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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작품 노트를 읽고 있었잖아요. 지금껏 은빈 씨가 만난 캐릭터 중에서 가장 친구가 되고 싶은 인물이 있나요?
언젠가부터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친구가 한 명씩 더 생기는 느낌이에요. 분명 그 캐릭터에게서 좋은 영향을 받는 지점이 있거든요. 이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애쓴 시간과 노력, 친구들은 보내줬지만 제 안에 남은 그들의 흔적이 제 마음속 많은 방에 다 들어가 있어요.
그 마음속에서 은빈 씨는 굉장한 외향형이겠네요? 친구가 너무나 많은!
그쵸! 어느 정도냐면, ‘잠깐 조용히 있어줄래?’ 이런 느낌? 이 상황에선 네가 나설 때가 아니야.(웃음) 올해 안에 또 만나게 될 친구들도 잘 사귀어볼 생각이에요.
Credit
- 에디터 천일홍
- 사진 양중산
- 헤어 엄정미 by Prance
- 메이크업 윤영 by Prance
- 스타일리스트 박혜민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이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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