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연] [더리크루트] [슬의생] 속 신 스틸러, 배우 신도현
[슬기로운 의사생활]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취하는 로맨스] [더 리크루트 시즌2] [악연]까지. 단역부터 차곡히 쌓은 필모그래피는 깊게 뿌리내려 단단한 배우 신도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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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건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 배우분들, 감독님, 작가님, 현장에 계신 많은 스태프분들과 힘을 합친다면 대중에게 충분히 좋은 영감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모처럼 공백기를 보내고 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요?
오늘 화보 콘셉트가 스포티하고 에너제틱한 무드였는데 요즘 제 일상은 그와 반대로 완전히 정적이에요. 거의 외출도 하지 않고 고요한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어요. MBTI도 원래 ENFP인데 요즘엔 완전히 ‘I’ 모드죠.
그럼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뭐예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털이 날릴 때마다 청소하고, 화장실 비우는 일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또 요즘엔 웬만하면 음식을 해 먹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 요리에도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주로 집안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 같네요.

슬리브리스 톱 Le17septembre. 스커트 Tonywack.
뭐 하나에 꽂히면 깊게 파고드는 성격이라고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그때그때 관심 생기는 것들을 하나씩 해봐요. 이를테면 최근 꽂힌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기, 미술사 강의 듣고 공부하기, 새로 나온 게임하기 등이요. 근데 그렇게 오래가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방면으로 관심사는 넓은데 대부분 지식의 깊이가 얕아요.(웃음)
도현 씨의 인스타그램 속 액티브한 사진들과 실제 도현 씨의 모습은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아, 그런가요?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사진은 주로 야외 활동을 할 때 많이 찍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바깥에선 꽤 에너제틱하거든요. 그리고 집으로 오면 충전하는 시간을 갖느라 뭔가 특별한 걸 하지는 않아요. 시리즈물을 몰아 보거나 책을 읽는 정도죠.
뮤직비디오 출연부터 단역, 조연, 주연에 이르기까지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았어요. 데뷔 연도를 보니 벌써 7년 차 배우더라고요. 도현 씨만의 작품 선택 기준이 어느 정도 정립됐는지 궁금해요.
어쩌다 보니 단막극부터 시작해서 주인공 자리까지 상승 곡선만 그리며 온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저는 더 느리게 가고 싶었어요. 지금 제가 쌓아온 것보다 더 촘촘하게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었고요. 그래서 작품이 들어오면 역할의 비중이나 분량보다는 이 캐릭터를 통해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는지를 먼저 봐요. 이 작품이 다음 작품이나 다다음 작품에 들어갈 때 도움이 될지도요. 마치 직장인이 이직하기 위해 스펙을 쌓는 것처럼요!(웃음)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에 유난히 아쉽거나 ‘아픈 손가락’ 같은 작품이 있다면요?
저는 <더 리크루트 시즌 2>요. 그때 너무 사렸던 것 같아요.(웃음)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할리우드 현장 자체를 처음 경험하다 보니 잔뜩 긴장했거든요. 대사를 하다 NG가 나면 대처할 만한 영어 실력도 못 돼 절대 실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현장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또 해외 작품에 참여할 기회가 온다면 꼭 하고 싶어요. 이제 파악 다 끝내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슬리브리스 미니드레스 Ferragamo. 이너 톱 Michael Michael Kors. 허리에 묶은 재킷 Athe Vane ssabruno. 스니커즈 Converse. 니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직장인의 마인드로 작품을 고른다는 말이 인상적이에요.
저에겐 연기가 ‘일’이니까요.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고, 늘 넥스트를 생각해야 하죠. 그리고 아직 고를 처지도 아니긴 해요.(웃음) 게다가 요즘에는 워낙 업계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저의 쓰임을 알아보고 찾아주시는 감독님들이 있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에 한 인터뷰에서 “나를 찾아주는 작품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아직 그 생각에 변함이 없나 보네요. 연기를 하면서 자아를 찾거나 나의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등의 자아실현은 도현 씨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문제일 것 같아요.
맞아요. 일은 일인데, 자아실현까지 꼭 해야 하나요? 하하. 오히려 일을 하지 않을 때 저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많고, 그 시간 속에서 내면이 단단해짐을 느끼고, 에너지가 쌓여요. 일을 할 땐 온전히 쏟아내는 것 같아요. 매일 일을 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저희는 작품이 끝나면 대체로 쉬는 시간이 되게 길어요. 근데 휴가처럼 마냥 즐기는 게 아니라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이잖아요. 오랫동안 무언가를 막연하게 기다린다는 건 되게 힘든 일이거든요. 저는 이제 그 시간을 외롭거나 고통스럽지 않게 기다릴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요즘에는 그런 부분에 있어 잘하고 있다고 느껴서 정말 뿌듯해요.
공백기를 원해서 가질 때도 있지만 원치 않는 공백기는 정말 힘들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을 위해 잘 기다리는 것도 배우의 자질 중에 하나일 수 있겠네요.
실제로 많은 배우들이 그 기간을 힘들어하세요. 그래서 여러 취미 활동을 하기도 하죠. 저는 그냥 가만히 있을 때 에너지가 가장 잘 모여요.
쉬는 동안 어떤 작품을 만나고 싶은지 생각해본 게 있나요?
딱히 없었어요. 작품을 만나는 건 저에게 주어지는 하나의 임무나 미션 같아요. 꼭 어울리는 미션만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는 주어지는 대로 해내는 입장이지, 제가 먼저 뭘 하고 싶다거나, 이런 게 잘 없더라고요.
연기자의 길을 걸으며 회의감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일에 대해 고심한 순간이 있었겠다 싶어요.
이 일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그저 일을 하다 보니 제가 어릴 때 바라던 것들이 너무 먼 목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목표를 세우는 게 오히려 스스로에게 무력감을 주는 것 같았어요. 바라던 길로 가지 못하면 실망도 하고요. 그래서 욕심을 자꾸 내려놓게 되는 것 같아요. 눈앞에 놓인 것들, 제게 주어진 임무를 집중해서 완수하려고 하죠. 거기서 오는 성취감으로 자존감도 챙기고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진 이유가 있나요?
배우라는 일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오래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에요. 스스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너무 높은 목표를 세워놓고 달려가다 보면 분명 좌절하고, 야망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행복하지 않은 날들을 보내다 금방 포기해버릴 것만 같은 거예요.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그때 오는 성취감들로 또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동력을 얻는다면 오래오래 이 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트랙 톱 재킷 Adidas. 미니스커트 Sinoon.
큰 목표를 좇으려 경주마처럼 달리기보단 주변을 돌아보고, 일상에서 행복을 찾게 된 거네요.
맞아요. 요즘엔 작은 것에 행복을 잘 느껴요. 맑은 하늘을 봤을 때나, 집 가서 짜장면 시켜 먹을 생각을 할 때, 누워서 TV 볼 때 같은. 저를 괴롭히던 막연한 목표나 야망이 없어진 지금, 저는 평온하고 행복해요.(웃음)
목표만 좇다 주변에서 오는 행복을 놓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현 씨의 마음 한편에 간직한 야망이 있다면요?
좋은 영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건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 배우분들, 감독님, 작가님, 현장에 계신 많은 스태프분들과 힘을 합친다면 대중에게 충분히 좋은 영감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도현 씨도 충분히 좋은 영감을 주는 배우예요.
그런가요? 감사합니다.(웃음) 아, 근데 최근에 그런 일이 있었어요. 경북 지역에 산불이 났을 때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했거든요. 그런데 제 팬분한테 DM이 온 거예요. “언니 따라서 저도 조금이나마 기부했어요”라고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고 ‘나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좋은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저에 대한 좋은 기억을 잃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Credit
- Feature Editor 김미나
- Photographer 장기평
- Hair 미영 By 아티시차차
- Makeup 은진 By 아티시차차
- Stylist 이태희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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